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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 - 돌의 꿈, 성스러운 작업의 소산 2013년 11월(336호)
아트코리아 | 조회 960

돌의 꿈, 성스러운 작업의 소산 

 

 


  

 

  돌 위에 그림을 그리는 석화가로 유명한 故 김삼학 선생의 유작전이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4년 만이다. 김 화백은 지난 1999년 10월 신장세포암으로 타계했다. 당시 고인의 나이는 48세였다. 캔버스 작업으로 시작해 구들장에 그림을 그리는 구들장 그림, 이후 직접 돌을 빻아 가루로 만들고 그것을 다시 캔버스 역할의 벽면을 만들어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벽화 작업으로 이어지는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작업으로 한창 창작의 기쁨과 작업의 성과를 얻어갈 무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김 화백은 195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회화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 7회를 비롯해 한국형상미술제, 중견작가 5인 초대전, 서울올림픽 기념 서울미술제전,
아시아화가 초대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또 국제성화대전 대상, Herold Center회화제 대상, 서울미술제전 초대작가상 등을 탔다. 지하철벽화, 조형벽화 작품이 다수 있고, 지하철벽화로는 부산진역의 ‘낙원의 장’(1987), 대구 반월당역의 ‘달구벌의 향기 Ⅰ·Ⅱ’ 가 유명하다.
  제3회 개인전에서부터 돌작업을 선보였던 김 화백은 경주나 한적한 시골 같은 곳에서 구할 수 있는 구들장 위에 그림을 그리는 구들장 그림이 석화(stone painting) 작업의 시작이었다. 거칠기 이를 데 없고, 모양도 불규칙한 돌 위에 젯소 처리를 하고 벽화용으로 쓰이는 광물성 색료나 유채, 혹은 아크릴로 성화(聖畵) 이야기를 새기듯 그려 넣었다. 친근감을 주는 돌의 질감은 벽화(mural painting) 작업으로 이어가게 했다. 경주 백토로 불리는 강질의 백암을 가루로 만들고, 경우에 따라서는 색소가 있는 흙이나 운모를 섞은 후 접착제에 타서 캔버스 구실의 벽면(0.5~1cm 두께)을 만든다. 이 벽면 위에 아크릴 또는 유성 안료로 그림을 그리거나 선각으로 긁어내고 칼자국을 살리면서 파낸다.
  그는 돌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직접 돌을 채집하고 운반하는 것은 물론 돌 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흡수성이 강한 물감을 연구 개발하고 또 그것을 다루는 기구들을 작가 스스로 마련했다. 이처럼 힘든 과정을 거친 작품을 작가 스스로도 ‘성스러운 작업의 소산’이라 했다. 미술평론가 김복영 선생은 김 화백의 돌을 보는 눈을 한마디로 ‘성스러운 제례 의식의 그것’이라고도 불렀다.
  수성아트피아 이미애 전시기획 팀장은 “김삼학 선생은 미술, 예술의 본질을 끊임 없이 질문하며 그것을 찾으려고 애썼던 작가다.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와 같은 벽화작업도 그 연장선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 석화, 성화시리즈, 도판 뿐만 아니라 수채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80여 점을 선보인다.
  또 한쪽에는 생전에 작가가 쓰던 이젤과 붓 등의 작업 도구, 병중에 그린 미완의 그림 등을 설치한 자료관을 두어 작가의 예술혼을 엿보게 한다. 11월 12일(화)~11월 24일(일) 수성아트피아 전관, 입장료: 무료 문의: 668-1800

글|홍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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