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3    업데이트: 23-04-07 10:51

언론 평론

실경산수(實景山水)의 모색(摸索), 사계절(四季節)의 멋을 그려내다
아트코리아 | 조회 1,318
실경산수(實景山水)의 모색(摸索), 사계절(四季節)의 멋을 그려내다

 

 

한국화(韓國畵)’라고 해서 먹이나 화선지, , 그리고 어릴적 기억 속의 병풍만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현대 미술의 다양한 장르속에서 우리의 관심에서 조금은 멀어져버린 한국화, 하지만 놀랍게도 오늘날의 한국화는 놀랄 정도로다양하게 혹은 파격적으로진화하고 있다.

 

1950년대 시작된 한국화란 용어가 동양화와 서양화로 구분해 인식하고 있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할지도 모르나, 일제 강점기 한국문화 말살이 해방이후 왜색을 탈피하고자 시작된 만큼 한국화는 치열한 노력 속에 많은 변화와 부침, 발전을 이어왔다.

1980년대까지 주로 전통적 수묵화운동(水墨畵運動), 1990년대는 수묵과 채색혼용의 채묵운동(彩墨運動), 그 후 2000년대 한국화의 전통적 방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젊은 작가들의 움직임이 이어오면서 탄생하게 된 결과 한국화가 가지는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적 초점으로 변모해온 현대한국화(現代韓國畵) 그것이다.

 

이제는 한국화의 전통적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급변하는 시대, 사회 환경 속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에 의한 신한국화운동(新韓國畵運動) 등 한국화 정체성에 끝없는 의문과 도전, 변화를 지금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김정애 작가는 이런 한국화의 변동과 모색 속에서 실제의 풍경을 보고 그린 진경산수화풍(眞景山水?)이다. 주로 먹으로 농담 효과를 살린 수묵화에 엷은 채색을 더한 수묵담채화(水墨淡彩畵)가 그 특징이다

작가의 수묵이라는 화두에 10여년을 산수화의 새로운 자각을 바탕으로 수묵의 현대성을 탐구해왔다. 결국 수묵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거침없이 변신과 실험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종이가 아닌 광목을 사용하고 있다. 광목은 흡습성(吸濕性)과 보온성이 풍부하고 튼튼하며, 본바탕[生地]의 빛깔이 누런 데다 광택이 없고, 구겨지기 쉬우며, 세탁 등의 물 처리에 따라 수축되기 쉬운 결점이 있다. 복잡한 재료선택에서부터 여러 과정을 거친후 비로소 작업을 할 수가 있다.

 

자연을 통한 관조의 세계, 사계절의 멋을 그려낸 작가는 화면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자연 풍광을 중요시한다. 전통 수묵채색을 바탕에 깔고, 보다 화려하게 그려내지만 화면의 조화는 매우 단순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묵과 채색의 전통적 방식을 그만의 새로운 표현 기법으로 발전시켰다. 기교의 멋을 부린 것이 아니라 사계절의 색채를 작가가 바라본 자연에 걸맞게 화면을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작가는내 그림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요, 붓을 잡으면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따듯한 모습으로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늘 말하면서산은 늘 거기에 자리하듯 자연의 모습을 현대 사회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고픈 이상적인 가치를 담아보았다.”고 했다.김정애 작가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 속에서 자칫 우리의 시선이 멀어진 한국화라는 장르를 고집하면서 오늘날의 감각에 걸맞게 작품을 완성시키고 있다. 수묵과 채색을 막론하고 정형화된 틀 속에서 이뤄지던 한국화 작업의 바탕이 나름대로의 탐구와 진화를 시도한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먹의 은은한 농담처럼 우리의 심성을 조용히 그리고 새로운 심미(心美)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 삶의 의식 속에 담겨져 있는 자연의 풍경을 오늘날에 맞게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가슴에 담아내고 싶은 것이아닐까 한다.

이 전시를 계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한국화의 현대화에 대한 수용으로 현대미술과 연계성을 전망하고 탐구하는 계기가되었으면 한다.

-심 상 훈 (화가, 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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