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46    업데이트: 19-12-19 13:10

전시관2

커플 I 24 x 20 x 5.5cm I Wood I 2011
아트코리아 | 조회 1,455
가위, 그리고 아브락사스(Abraxas)

가위 형태를 의인화하여 두 사람이 춤을 추는 모습으로 형상화하였다. 이원적인 것의 통합으로서 ‘지금까지와는 전혀다 른 새로운 존재로 나아감’을 표현하고 있다.
가위의 구조는 날카로운 두 개의 날로 구성되어 있고, 이는 일상에서 서로 다른 존재인 ‘나’와 ‘너’가 마주하는 구조이다. 가위에서 마주하는 이 두 개의 날은 서로 교차하며 한 가지 기능(자르는)을 완수한다. 성격도, 취향과 생각도 다른 대상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일상 속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가위가 작동될 때 마주하는 두 개의 날이 향하는 방향성은 대적하는 구조다. 가위의 구조는 개개인의 ‘다름’과 닿아 있다. ‘나’와 ‘너’가 다르고, ‘우리’와 ‘그들’이 다르고, 우리는 매순간 ‘다름’의 그들과 마주하며 살아가야한다. 이 다름이라는 날카로움, 혹은 ‘낯섦’을 마주하면서 상대의 ‘다름’으로 인해 사용자가 의도한 결과물이 완성되는 가위의 작동원리에서 삶에서의 ‘조화로움’을 보았고, 이것을 ‘함께 추는 춤’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댄싱-탱고, wood, 107×123×12.5cm, 2018>에서 각각 다른 방향으로 향해있는 두 개의 다른 존재(A와 B), 가위구조를 작동하여 얻어진 결과물이 댄싱(C)이고 그 춤의 이름이 ‘탱고’ 다. A와 B가 서로 양보하여 A+1이나 B+1를 이루는 게 아니라 새로운 C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나는 이를 아브락사스abraxas에 의한 춤이라 설명하고자 한다. 아브락사스abraxas는 소설<데미안>에 등장하는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와 “아브락사스abraxas 신”. 아브락사스는 천사와 악마를 공유하면서 세상을 지배하는 불완전한 신. 알(선)은 껍질을 깨는 고통과 투쟁(악)을 통해 비로소 새가 되는데, 선과 악의 공존이다.

아브락사스는 내안에 공존하는 두 개의 나, ‘자아’와 연결된다. 우리는 이 아브락사스의 정원에서 살아가야한다. 내안의 천사와 악마, 빛과 그림자를 관장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서로 다른 각각의 존재가 이원적인 것의 통합으로 이루어내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로나 아감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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