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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조각가 김효선展… 28일부터 갤러리아르스에스 2014-10-24 영남일보
김효선 | 조회 810

 

손끝에서 滿發한 ‘내면의 행복’

 

조각가 김효선은 최근 농사에 푹 빠져있다. 집 가까이에 있는 텃밭을 가꾸며 일상에서 먹는 채소를 자급자족하고 있다. 얼굴과 손이 농사꾼을 닮아가면서 검고 거칠어졌지만 얼굴 표정은 밝아지고 해맑은 웃음 또한 인상적이다.

여성작가가 조각을 한다는 것, 그것도 나무를 칼로 자르고 깎아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데다 전업작가의 길이 고생한 만큼 대가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기에 여러가지 아픔을 갖고 살던 때도 있었다. 그런 그가 최근 이를 극복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면서 열심히 작업하다보니 어느 새 그를 알아주는 사람이 늘어났다. 인기작가의 대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아직 인기작가는 아니라며 겸손함을 보이는 그는 “대부분의 예술인이 경제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작품이 잘 팔린다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내 작품이 대중에 인정받았다는 데서 더 큰 기쁨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된 그의 생활이 그에게 여유를 줬다. 오로지 작업에만 매달리던 그가 올해 농사라는 것을 처음 지어봤다고 한다. 작업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유 역시 작업의 연장선상임을 알게 된 까닭이다. 농사를 짓는 여유를 가지면서 그는 새로운 세상을 또 알게 됐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이다.

나무를 주된 소재로 꾸준히 작업해왔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은 늘 있었지만 이는 단편적인 애정에 불과했다. 그저 나무가 주는 자연스러움, 편안함이 좋았던 것이다. 그러나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과 같이 호흡을 하다보니 그는 자연에 경외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자연 앞에 너무나 미미한 존재인 인간이기에 겸손함도 배웠다고 한다. 이런 심적 변화, 즉 한층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 김 작가의 내면세계가 최근 작품에도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동안 가위, 연탄 등의 시리즈를 통해 인간세계에서의 관계, 온기 등을 보여줘왔던 그가 꽃 작업에 푹 빠져있다. 만개한 꽃이 수북한 꽃다발을 조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채색을 거의 하지 않던 그가 꽃 작업을 하면서 채색을 적극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것도 빨강, 파랑, 노랑 등 밝고 강렬한 색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이 한층 밝고 경쾌해진 느낌이다.

김 작가는 “어느 날부터인가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였다. 나의 내면에 평화와 행복이 깃들게 되니 자연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는 꽃이다.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지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자연스럽게 작업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가 만들어낸 꽃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 행복, 사랑, 평화 등 세상의 모든 긍정적인 것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그가 만들어낸 알록달록한 꽃의 향연은 28일부터 11월2일까지 대구 범어도서관 갤러리아르스에스에서 펼쳐진다. (053)668-1600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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