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    업데이트: 23-11-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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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갤러리 수성, 김부기 개인전
아트코리아 | 조회 181
보편 윤리 깃든 성경 구절, 묵향을 품다
한글서예작품·수묵화 30여점
“소통하기 위해 한글서예 집중”
전통 기반 자유로운 서체 개발


김부기 작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마11:28~30)’
‘탐심’, ‘기쁨’, ‘말과 허물’, ‘부모 순종’ 등의 잠언적인 내용들을 쓴 작품들이 갤러리 수성 전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하고 있다. 백산(白山) 김부기 작가의 서예 작품들인데, 내용은 성경의 말씀들이다. 그는 교회 장로로 독실한 신앙인이다. 작품 속 글귀가 비록 성경 구절들이지만 그는 “유교나 노자나 맹자에도 나오는 내용들”이라고 했다. 종교를 초월한 진리의 말씀들을 한글 서예로 표현해 널리 알리려는 의도라는 의미였다.


“성경말씀에는 인간에게 필요한 윤리와 도덕이 다 들어있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보편윤리들이지요.”

서예가 백산(白山) 김부기 개인전이 갤러리 수성에서 10일까지 열리고 있다. 한글서예작품과 수묵화 등 30여점을 걸었다. 지난 10여년은 그에게 진정한 서예가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교편을 잡은 40여년간은 학생들 가르치는 일과 서예를 병행하는 형편 상 서예에만 매진할 수 없었지만, 10여년전 퇴직하고는 오직 서예를 동반자로 삼아 서예가로서의 기쁨을 누려왔다. 그 결실들이 이번 전시에 소개되고 있다. 서예는 붓으로 글씨를 쓰고 익히는 조형예술이다. 글자의 의미를 알아야 소통할 수 있는 장르다. 한자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 서예의 경우 한자로부터 멀어진 현대인과 원활한 소통을 담보하지 못한다. 이는 그가 한글서예에 천착하는 이유다. “한글은 의미를 나누는 장르인데 소통하지 못하는 서예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고 그가 반문한다. “한글을 더 널리 알리고, 의미적인 소통도 원활히 하자는 의도에서 한글 서예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서예는 글자의 의미 전달 기능과 함께 인간의 정서와 미적 감각까지 아우르는 장르다. 의미와 감각의 조화로움이 특징이다.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의 전통 서체들은 그 자체로 미적 아름다움을 대변한다. 그는 전통 서예의 서체들을 두루 섭렵한 바탕 위에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서체를 추구한다. 그 결과 선비처럼 꼿꼿하면서도 자유로운 기운이 넘치는 김부기 특유의 서체를 형성했다.


“다양한 서체를 두루 섞어 저 만의 한글 서체를 개발했어요.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는 묘미가 있습니다.”

서예인생 어언 50여년이 지나오며 상복도 적지 않았다. 문인화와 한문으로 전국시도민전 특선, 신라미술대상전 특선,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대구시전 한글부 최고상 등 각종 대전에 입·특선했다. 서예가로서의 역량을 펼치기 위한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대구서학회 회장, (사)한국서예협회 대구시 지부장, 대구시서예대전 운영위원장을 맡아 서예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서예가로 50여년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서예를 동반자로 삼은 이유가 크다. 서예를 통해 정신적인 가치들을 세상과 나누며 충만한 삶을 꾸릴 수 있다. “서예는 하나님이 제게 주신 달란트라고 생각했어요. 그 재능을 하나님을 위해 써야 한다고 생각했고, 성경 말씀을 널리 알리는 방향으로 서예 활동을 펼쳐왔어요.”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출처 : 대구신문(https://www.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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