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9    업데이트: 24-03-26 19:20

언론 평론

'내밀한 정신성을 추구하며’ - 강상택의 작품세계
아트코리아 | 조회 39
‘內密한 精神性을 추구하며’ - 강상택의 작품세계

 
  내 그림의 관심사는 사물의 구체적 재현이나 세밀한 묘사에 있지 않다. 그 보다 은유와 암시를 통한 내포內包한 의미를 담고자 하는 것으로 화면의 단순함, 형태의 간일間逸함과 필선의 생략과 함축 등 조형언어의 절제이다. 화면의 단순화 또는 간소화는 가장 집약된 상징적 형태나 선묘, 색채의 간결함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공간이나 형태가 함축, 단순화 될수록 객관적 현실성보다는 정신세계情神世界와 추상성이 높아져 내적인 심상세계心象世界가 넓혀지고 은폐의 비중이 커진다. 이것은 본시 동양회화가 간소한 형을 취하여 여백과 필법의 간결성에서 미를 구축해가는 것과도 상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순성에 의한 표현으로 구체적이고 설명적인 사실표현과 색상의 남용을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다.

  여백 또한 허실공간虛實空間이 아닌 충실공간充實空間인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여백의 심원한 뜻은 간단치 않으나 내 그림에 있어 흰 공간은 여백의 역할을 감당하면서도 때로는 일반적인 개념의 여백과는 다른 변용을 시도한 것이다. 곧 화면에서의 호흡이 소통하는 기능과 조형적 기능을 겸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언어의 간소한 형태에서 오히려 깊은 정취情趣를 얻는 경우를 詩에서 본다. 詩中有畵, 畵中有詩라는 흔하나 귀한 말을 알고 있다. 그것은 시적 정취의 세계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림에 대한 나의 생각이기도 하다.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