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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 미술관을 다녀와서 - 20311손성화
손성화 | 조회 271
전시명: 이상한 나라의 토끼,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  남홍-솟는 해, 알 품은 나무,  악동뮤지엄
전시일자: 2019.10.15 ~ 2019.12.25, 2019.10.01 ~ 2020.01.05, 2019.10.16~2019.12.29
전시 장소: 대구 미술관
출품 작가: 오트마 회얼, 곽인식, 남홍, 권동현, 권민영, 김단경, 김서율, 김지연, 배지환, 안수현, 오수민, 우재윤, 이성주, 이재현, 이효원, 장주현, 장혜정, 홍수민, 황종현, 류현민
작성자: 23011 손성화
관람 일자:2019.11.3


오랜만에 수행평가를 위해 대구미술관에 갔다 왔다. 귀찮은 수행평가라고 생각하지만 미술관에 도착하면 그런 생각도 사그라든다. 그리고 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어미홀에 놓여있는 오트마 회얼의 <뒤러의 토끼> 12마리는 내 눈을 사로잡았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작품의 소재인 토끼를 통해서 전시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고 한다. 토끼를 떠올리면 무언기 친숙한 느낌이 들고 그 특유의 이미지가 귀엽다. 토끼는 우리가 어릴 적 배웠던 토끼와 거북이,  별주부전, 십이지 중 하나이며, 달에서 절구를 찧는 토끼부터 내가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회중시계를 들고 주인공 앨리스를 이상한 세계로 안내하는 안내자이다. 여기서는 토끼의 어떤 이미지를 사용한 거였을까? 너무 깊이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토끼 위에 자유롭게 올라탈 수 있는 것은 나름 신선했고 덕분에 아기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미술관 안이 시끌벅적하고 생기가 넘쳤던 것 같았다.
 
  그 후 <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을 감상하였다. 곽인식은 대구 출신 작가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서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1919년에 태어나 1937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선구적인 작업 세계를 전개했음에도 그간 조명돼 못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동안 많이 보지는 못 했지만 1900년대 일제강점기 때의 작가들은 다 일본으로 건너가 유학을 하고 그러다 다른 나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당시 우리나라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 지 그래서 우리나라의 작가들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 공부를 하여야 했고 지금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또한 곽인식의 작품은 종이와 물감을 이용한 일반적인 그림과 달리 다양한 소재의 물성을 사용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시대를 앞서갔다고 생각되었다.
 
 곽인식의 초기의 작품 중들 이 작품들은 되게 난해하다고 느꼈다. 예술의 세계는 여전히 난해하고 이런 난해한 그림들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선이 사람이 되다가 만 거 같은 사람?이 과일을 먹는 그림은 정말 예술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되었다.
 
 그 후 1960년대부터 1975년에는 행위가 부각되며 물성을 드러내는 작품들로 1960~1961년에는 모노크롬 회화를 제작하고 그 이후부터는 일상적 오브재를 활용함으로써 사물화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작품들이 되게 독특해서 기억이 많이 남는 것 같았다. 원색의 물감과 석고로 이루어진 물질감 있는 모노크롬 회화 신기했다. 석고 이외에는 철사, 바둑알, 유리병, 전구 등을 부착하여 되게 좋았다. 난해한 거 같으면서도 되게 끌리는 작품들이었다.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 많았지만 그 모든 작품을 올리면 그림만 가득할 것 같아 감상평만 말하자면 정말 일상 속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했던 거 같고 이런 것도 작품이 될 수 있구나 내가 너무 정형화된 예술세계를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자아성찰을 했다. 유리로 된 작품도 동으로 된 작품도 되게 인상적이고 동판 위 선자국은 흉터같았다. 또 그의 자화상은 먹으로 그렸는데 되게 까마귀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후 2층으로 올라가 <남홍 - 솟는 해, 알 품은 나무>를 관람하였다. 남홍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인간과 인생에 대한 염세적인 태도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을 표현하며 '무상의 진리'를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도 강력한 색감, 뚜렷한 주제가 잘 드러나는 전시였던 것 같다.

'해'라는 작품이다. 정말 빨간색의 강렬한 색감과 또 그 속에서는 기러기인지 학인지 나비인지 모를 생명체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그림에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러한 강렬함은 넘치는 작가의 열정이 느껴졌다.
실제로 보면 더 아름다운 이 공간은 엄청난 노력과 고생이 보였고 정말 해의 상징적인 느낌을 잘 살렸던 것 같다.

진짜 자화상과 영상을 보기전까지는 작가님이 남자일 줄 알았다. 그동안 본 전시는 남성작가위주였기에 여성작가라고는 에측하지 못해 되게 자화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나도 모르게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구나 라고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또 작품에 나오는 그 특유의 그림체가 너무 특별하고 좋았다. 정말 감각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기둥에는 "나무! 희망의 알을 품은 나무! 꿈을 영글며 꽃을 피우고자 하늘로 뻗어나간다. 기다림과 설렘의 씨앗들을 대지의 젖줄로 키우며 만남을 속삭인다. 힘차게 우뚝 선 알 품은 나무"라는 구절에서 나무는 생명을 품는 존재고 그것은 여성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렇다면 여성으로서 이 사회를 버티기 위해서 여전히 힘들고 또 예전의 사회가 추구하던 어머니의 이미지가 생각났지만 이건 나의 주관적이고 해석적인 평가이다. 또 이 기둥의 끝에는 나비가 있고 또 그 안에는 알 품은 나무가 있다. 정말 이번 전시 형식도 너무 좋았고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최고였고 다시 시간이 남는다면 전시가 끝나기 전 와보고 싶다. 또  이 전시 말고도 반대편에서도 전시를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되게 시원한 느낌일 것 같고 다음에 와 보고 싶다.
 처음에 왔을 때 빼고는 3층에 가지 않았는데 의도치 않게 갔는 데 <악동뮤지엄>이라고 특별전시가 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을 순수함과 또 나름 귀여웠다. 시간이 남는다면 전시가 끝나기 전 한 번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덧글 1 개
관리자 19/11/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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