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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박생광 작가의 전시를 감상하고, 20110 김정연
| 조회 73
장소 : 대구 미술관
전시명 : 박생광
전시기간 : 2019.05.28 ~ 10.20
출품자 : 박생광
작성인 : 20110 김정연
감상일자 : 2019.06.06
작성일 : 2019.06.12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버스보다는 느린 기차의 여유로움을 좋아하고, 한적한 곳에서 혼자 여행하고 산책하는 것을 즐기며, 예술 작품이나 공연, 전시 등을 관람하고 감상하고, 그에 대한 감상을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이번 수행평가 과제가 꽤 반갑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 엄마와 갔었던 미술관에 대한 기억이 좋게 남아있고, 가장 최근인 작년 2학기에 갔었던 대구미술관에 대한 기억 또한 긍정적이었기에, 미술 전시를 관람하고 감상문을 쓰는 것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미술관에 갈 날이 기다려졌다. 하지만 쉽게 시간이 나지 않아 학교를 쉬는 공휴일에 가게 되었고, 보고 싶었던 전시를 놓쳤다. 그러고 보게 된 것이 박생광 작가의 전시.

 
작년에 다녀온 간송 조선회화 명품전과 달리, 전시실 내부가 매우 조용하고, 밝은 느낌이 들어 좋았다. 전시실 내부가 조용하니 감상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그야말로 내가 좋아하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대구 미술관은 올해, 진주에서 출생하여 일본에서 미술 교육을 받고 활동하였으며 1967년 서울로 거처를 옮기며 민족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민족예술에 대한 당위성을 확고히 해갔고 자신의 작품세계의 깊이를 더해 나갔으며, 불교, 무속, 민화, 역사 등 전톡적인 소재를 가지고 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어낸 화가 박생광의 전시를 준비하였다.

팸플릿을 보며 한 가지 인상깊었던 점은, 박생광만의 화풍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박생광의 화풍은 '그대로 화풍'이라 일컬어진다. 그대로 화풍이란, 박생광만의 독자적인 채색화풍을 일컫는데, 여기서 '그대로'는 박생광의 순 한국식 호이며, 인생 그대로, 자연 그대로, 예술 그대로라는 본연의 삶을 체험하고자 하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내고(乃古)'로 쓰던 호를 '그대로'인 한국식 호로 바꿔 사용한 것은 박생광이 얼마나 민족성, 전통성에 관심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전시는 1,2,3,4 섹션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 중 1섹션 [민화에서 찾은 소재]에서는 자연 속 소재인 동물, 꽃, 식물을 그린 박생광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박생광은 한국 민족성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 민화에 등장하는 자연적 소재를 화폭에 담았다. 그는 민화에 자주 등장한 동물인 범, 원앙, 학, 사슴, 십이지신 속 동물을 주로 그렸다.

다음, 2섹션 [꽃과 여인, 민족성]에서는 꽃과 여인, 민속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박생광은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주요 소재로 그렸다.
"모란의 씨에서 피어난 가지가 결창을 맺는 것은 곧 모란꽃이듯이 우리는 민족의 회화를 꽃피울 수 있는 사명감을 가져야 해." 박생광은 민족의 회화를 번성시키기 위한,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모란 시리즈를 그렸다.

박생광이 1970년대에 그린 <이브> 시리즈는 역동적이며 대담한 화면의 배치가 눈에 띄는 작업 중 하나이다. 화면 속 단청의 형상은 은은하게 처리되어 있고 금박을 사용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또, <기와와 누드>, <여인> 이라는 작품에서도 여성의 나체는 다소 과감하게 배치되거나 추상적 실루엣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3섹션 [민족성의 연구]에서는 꽤나 불교적인 작품들을 볼 수 있었는데, 박생광은 민족성에 대해 주목하면서 왕릉 시리즈를 그렸고, 그 뒤 부족함을 느끼고 민족에 대해 깊은 연구를 하고 전문가에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은 없다. 모든 민족예술에는 그 민족 고유의 전통이 있다."라는 박생광의 말에서도 그가 얼마나 민족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성장기부터 불교와 밀접했던 박생광은 불화나 불교적 소재인 목어, 단청, 단청에 등장하는 학, 연꽃, 호랑이 등을 차용했다. 또한 박생광은 단청 색인 청, 적, 황, 백, 흑의 오방색을 자신의 채색화의 중심 색으로 사용하였다. 피리를 부는 노인이라는 뜻의 노적도는 박생광 화백이 후두암 선고를 받고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그린 작품이다. 미완성으로 끝난 이 작품 속 노인은 박생광 자신이라고 한다. 암 투병을 하면서 <전봉준> 등 대작의 역사인물화를 그리고 수많은 작품을 그려낸 박생광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모든 삶의 한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를 담아 피리를 부는 해학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하였다.

마지막으로, 4섹션 [무속성에서 민족성 찾기]에서는 무당, 무속 시리즈 중 13점이 소개되는데, 그는 불교적, 전통적 소재에서 민족성을 담은 작품을 제작한 후, 한국의 샤머니즘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그는 기층민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무속을 박생광의 80년대 작업의 중심에 가지고 왔다. 박생광은 부적, 굿, 무당 등을 소재로 무속, 무당 시리즈를 작업하며 무속화가 가지는 형상적인 힘으로 독자적 화풍의 정점을 찍게 된다.



전시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공간과 작품은 모두 4섹션에 있다. 솔직히, 그림에 대해, 미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도 하고, 전시실 앞에서부터 불교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 왠지 꺼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4섹션에서 그런 마음이 누그러졌는데, 4섹션은 마치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 중 두 번째 사진의 프레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박생광이 집중해서 그렸던 소재와 주제별로 구분하여 그 안의 변화과정을 알아가고자 한 전시구성, 그리하여 토속적인 한국성과 무속성을 반영하여 한국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그만의 독창적인 작업을 재조명하여, 마침내 그가 정립하고자 했던 한국 정체성이 담긴 회화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했다는 점이 좋았다.

어릴 때도 자주 못 갔던 미술관을 입학 후에 3번이나 다녀왔다. 잘 몰랐던 내 취향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관은 나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해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1919년 3월 1일 날씨 맑음, 알렉스 카츠 전시 시기를 놓쳐 아쉬웠지만, 박생광전도 꽤나 만족스러운 관람이었다. 평소 관심을 갖던 분야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잘 몰랐던 내 취향을 알아가게 해주는 공간'이라는 점을 여기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원래 취향에 맞지 않는 공연은 보지 않으려 하고, 노래도, 그림도, 음식도 전부 내 취향에 맞는 것들로만 선택하여 맛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색다른 관람을 하고 감상문을 쓰다보니, '나도 새로운 것들에 대한 흡수를 꽤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또, 미술관에 갈 때마다 '소확행'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조용한 공간에서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것도. 일상생활 속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을 많이 찾을 수 있는 공간. 내 감정과 심정을 느끼고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공간.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고 짜릿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게, 나는 더 좋다. 미술관에서 그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앞으로도 색다른 관람, 색다른 체험, 색다른 경험들을 통해 나를 찾아가고 싶고,
다음 전시, 다른 전시가 시작되면 다시 가고 싶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공간에 가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나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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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19/06/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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