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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2019 대구 미술관을 다녀와서 - 20303 김선희
| 조회 19
장소 : 대구 미술관
전시명 : ALEX KATZ, 3.1운동 100주년 기념전 1919.3.1 날씨맑음, 전선택(Jeon Seon Taek)
전시기간 : 2019.02.19~05.26, 2019.01.29~05.12, 2019.01.29~05.19
출품자 : ALEX KATZ, 강요배, 김우조, 권하윤, 김보민, 바이런 킴, 배성미, 손승현, 안은미, 안창홍, 이상현, 이우성, 정재완, 조동환+조해준, 전선택(Jeon Seon Taek)
작성자 : 20303 김선희
감상일자 : 2019.05.12
작성일 : 2019.05.15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대구 미술관을 갔다. 오랜만에 가는 미술관이라 기대 되었지만 나를 더 설레게 만든 것은 새로운 작품들과의 만남이다. 다른 작가들이 그린 다른 질감과 느낌의 그림 작품들이 기대가 되어 날씨가 더운 데도 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미술관을 간 것 같다.


 표를 사고 들어서자마자 내 눈에 띈 것은 흰 벽에 크고 노란 꽃 그림이었다. 그림이라기 보다는 벽화가 더 맞는 표현인가 싶다. 금방이라도 향기가 날 것 같은 이 그림 그린 작가는 바로 알렉스 카츠다. 알렉스 카츠는 추상이 우세했던 1950년대 미국 미술계의 흐름에 역행하여 구상회화를 전개하면서 본인의 독특한 회화적 스타일과 감성을 키워 갔다. 1954년 첫 전시 이후 페인팅 , 드로잉, 조각, 판화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한 작업을 선보이며 당시 예술과 문화의 주요 흐름 중 하나였던 팝아트와 추상표현주의 요소를 자유롭게 차용하였다. 1960년대 영화, 뉴욕 거리의 광고판(빌보드),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로부터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아 이를 작품에 반영하였는데, 거대한 크기의 인물 초상화와 풍경 그리고 일상의 단면들을 독창적인 시각과 제스츄어로 담아 내었다. 특히 인물 초상에서는 몇 가지 색채로 구성되는 넓은 색면, 원근감이 거의 없는 공간성, 절제된 윤곽선으로 채워지는 표현 방식 그리고 대상을 과감하게 잘라내거나 확대함으로써 빌보드와 유사한 시각 효과를 획득하였다. 이처럼 단순하지만 선명하고 밝은 색채와 거대한 스케일의 적용은 팝아트에서 구사하는 과장된 요소들을 자신만의 회화적 양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물로 그의 작품세계는 세꼐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을 뿐 아니라 대중의 사랑도 함께 꾸준히 받아왔다. 일상에서는 무심코 지나가는 풍경과 빛 그리고 가족과 주변인을 특별한 인상과 기억으로 재현하는 알렉스 카츠의 회화를 긴 이야기나 진지한 개념 대신 오롯이 작가가 보고 즐겼을 그 시선으로 새롭게 바라봤다.


 나는 알렉스 카츠의 많은 작품 들 중 <가문비나무>, <12시간>이 인상깊었다. 자연과 나무를 좋아하는 나이기 때문에 금방이라도 신선하고 깨끗한 숲 공기가 나는 듯한 <가문비나무>를 오래 쳐다보았다. 특히 나무의 곧고 긴 기둥과 그 기둥에서 가늘게 하얀 선을 친 가지들, 풍성한 잎을 나타내는 듯한 초록 빛깔들의 조화가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2시간>은 한 쪽 벽을 다 덮어버릴 정도로 엄청나게 거대한 그림이다. 그 그림은 자세히 보면 4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 부분 당 3명의 남자가 들어있다. 그래서 총 12명의 남자를 담은 그림이다. 그런데 왜 작품 제목은 '12명'이나 '12남자'가 아닌 <12시간>일까? 이 의문점 때문에 <12시간>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 다음 2층으로 올라가니 '1919년 3월 1일 날씨 맑음'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전 1919년 3월 1일 날씨 맑음' 전시가 가장 의미있었다. 3.1운동은 각계각층의 민중들이 폭넓게 참여한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으로 국내외에 민족의 독립의지와 저력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 기반을 넓혀 독립운동을 체계화, 조직화,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든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 이 전시는 오늘의 3.1운동의 정신은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우리 안에 실재하고 있는가를 되물어 보는 것에서 출발하였으며, 100년 전 역사적 사건을 예술적 상상과 문학적 은유를 통해 되짚어봄으로써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기고자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각은 그날의 기억이 상흔으로만이 아닌 역사를 비추는 따뜻하고 맑은 햇살과 같은 양분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전시 제목을 빌어 표현하고자 하였다. '기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뜻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함'이다. 대한민국 100년의 역사를 오롯이 품고 있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오늘날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민족의 참담한 역사가 담긴 작품들인만큼 기억 남는 작품들이 많다. 그 중 첫번째는 <아리랑 2017'1 기념사진>이다. 처음 작품을 보고 놀랐다. 왜냐하면 물감들을 사진 전체에 점처럼 찍어두어 마치 멀리서 봤을 때 총알 자국과 비슷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작품을 살펴보면 총알 자국 같은 물감 밑에 나비들이 숨어있다. 이 나비는 총알이 가득한 참담한 전쟁터 안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번째는 <아리랑 2012'1>이다. 이 그림은 결혼식사진 같아 보인다. 하지만 즐거운 결혼식에서 볼 수 있는 표정과는 전혀 다르다. 이 그림의 모든 사람들은 눈을 감고 있다. 작가의 정확한 의도는 알 지 못했지만 참담한 대한민국의 식민 지배를 차마 두 눈을 뜨고 보지 못해 모두 눈을 감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은 <동백나무숲>이다. 작품 제목만 들었을 때는 새빨간 동백꽃들이 만개한 아름다운 숲의 그림인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전혀 아니다. 이 사진은 어두운 색채의 물감을 많이 사용해 우울한 느낌이 들고 특히 작품의 맨 앞에 불을 들고 있는 남자에게 호기심이 가장 많이 갔다. 횃불을 들고 있는 손 외에도 또 하나의 손이 보인다. 이 남자는 총 3개의 손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소름이 돋아 나중에 작품의 의미를 꼭 찾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인의 정서와 감정이 담긴 한국 작가들의 작품과는 전혀 다르고도 비슷한 외국 작품들과 대한민국의 잊어서는 안될 슬픈 역사가 담긴 작품들 모두 인상깊었다. 이번 미술관 방문이 나에게는 무척 뜻깊은 시간이었고 다른 전시들도 보러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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