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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미술관을 다녀와서 10125 최주원
| 조회 257
전시명 : 「수직충동, 수평충동」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남춘모 : 풍경이 된 선」
전시기간 : 수직충동, 수평충동 2018.01.09.~ 2018.04.29.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2018.01.16.~ 2018.05.13.
남춘모 : 풍경이 된 선 2018.01.23.~ 2018.05.17.
장소 : 대구미술관

출품자 : 강운 외 24명, 강국진 외 21명, 남춘모

작성자 : 10125 최주원
방문일자 : 2018년 3월 10일

평소에 미술관을 자주 가지는 않지만 저번주 토요일에 수행평가를 하기위해 대구 미술관에 갔다. 먼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이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있는 벽이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작품을 첫 번째로 관람하기로 했다. 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이란 작품은 1부와 2부로 나눠져있었다. 1부는 권위와 관습에 도전한 한국아방가르드미술과 아방가르드의 선두를 지켜왔던 행위미술을 살펴보는 전시로, 1960-80년대의 정황을 단색화와 민중미술로 대표되는 시기에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실험적인 작업을 추구해온 작가들을 통해 기존의 제도권 미술에 대한 저항과 서구식 사유의 변용, 지속적인 탈주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2부는 한국행위미술의 50년을 태동기(1967-1970), 정착기(1971-1981), 국제화(2000-), 네 시기로 구분하여 행위미술의 전개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또 참여작가 중 다수가 대구 출신이거나 대구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대구현대미술제, 35/128, 12월-동성로전과 같은 대구의 실험적 움직임을 비중있게 다룸으로써 전시에서 대구가 한국현대미술의 기폭제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저항과 도전 정신을 오늘날 동시대 한국미술의 동력과 구심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저항과 도전은 미술만이 아니라 한국현대사의 치열했던 순간마다 힘을 발휘했고 여전히 유효한 것 같고 전시를 통해 당시의 생생하고 뜨거운 현장을 보여준다.
내가 처음으로 본 작품은 이승택 작가의 종이나무였다. 이작품은 샤머니즘과 같은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공중에 매달려있는 나뭇가지에 얇고 기다란 종이를 여러개 붙여 마치 겨울에 나무에 고드름이 언 것처럼 보였다. 너무 예뻤고 나무 밑에 있는 묶은돌이라는 작품이 여운을 남겼다. 김성배 작가의 하하(下下)소나무는 U자형으로 나무를 연결한 큰 작품이었는데 제작과정이 궁금했고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성능경 작가의 카달로그는 정사각형 안에 사람 사진과 그림 그리고 글자가 적힌 그림를 여러개 줄맞춰 붙여놓은 것 같은 작품이었다. 전제적으로 봤을때도 한 작품이지만 하나하나를 보아도 작품이었다. 그래서 전체를 볼때와 각각의 작품을 볼 때 느낌이 달랐다.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인 김구림 작가는 걸레,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가해의 예술, 인스톨레이션, 양동이, 철제의자처럼 많은 작품을 전시했다. 나는 그중에서도 철제의자와 양동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철제의자는 말그대로 철제의자 5개를 일렬로 두고 그위에 색칠을 작가의 느낌대로 칠한 것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5번째 의자에는 작가의 이름, 작품 제목등을 적어놓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바로 옆에는 전시장 바닥에 덩그러니 전시되있던 양동이는가 있었다. 얼핏 보고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 같았다. 벽에만 걸려있는 작품이 아니라 바닥에 전시 되있어서 정말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신영성 작가의 코리안 드림이라는 작품은 벽걸이 선풍기 여러대가 벽에 정렬된 작품이다. 처음에 드릴인 줄 알았지만 좌우로 움직이는 선풍기들도 있어서 벽걸이 선풍기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작품은 인간을 과학기계로 전락시키는 과학기술문명에 대한 환멸을 담은 것이다. 벽 한쪽에 선풍기만을 전시해놓으니 조금은 위협적이고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또 제목이 코리안 드림이다보니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에서 힘겹게 일하는 모습이 투영되있는 것 같아 슬픈 감정도 느껴졌다. 박현기 작가의 물기울기라는 작품은 작가가 티비의 각도를 다르게 들고 찍은 4장의 사진을 전시해놓은 것인데 작가가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티비안의 물기울기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말 신선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2층에서는 수직충동, 수평충동과 풍경이된 선을 전시하고 있었다. 먼저 수직충동, 수평충동을 관람하러 갔다. 수평적구조의 방은 걷고, 바라보고, 쉬고자하는 정서적이완을 제공한다는 설명처럼 정말 편안한 느낌이 들었던 공간이었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느긋하게 머물고 싶었던 곳이었다. 반면에 수직적구조의 방은 긴장감과 불안감을 강조하는 공간이었다. 작품들이 수평적공간에 비해 꽉차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전부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작품들이었다 나는 그중에서 최정화 작가의 연금술이라는 작품이 정말 좋았다 수직으로 세워져있는 불빛들이 일정하게 깜빡이면서 너무 아름다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풍경이 된 선을 관람했다. 남춘모 작가는 어릴 때 영양에서 자랐다고 한다. 비탈진 밭과 검은 비닐로 덮힌 온실같은 밭을 아직도 기억하며 추억으로 간직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남춘모 작가의 작품들에서는 선을 많이 볼 수있다. 사람들은 이 작가의 작품들을 보고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가는 오히려 매우 복합적인 방법으로 작품을 만든다고 한다. 자신만의 회화화면, 색, 공간, 모양 그리고 빛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 이 전시를 볼때는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직접 행위미술을 관람했다. 대구미술관에서는 작품과 감상하는 이들사이의 벽을 허물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3월부터 5월까지 퍼포먼스와 강연등을 진행한다. 첫 번째로 홍오봉 작가의 새와나라는 작품을 감상했다. 한 사람이 바닥에 눕고 새의 형상을 그리고 하얀 종이를 뿌렸다. 마치 새의 깃털처럼 보였다. 그리고 알록달록한 색깔의 종이들을 뿌렸다. 그러자 색색깔로 아름답게 덮혔다. 그리고 바닥에 붙여져있던 비닐을 들어 종이들을 하늘로 날렸다. 이것은 생명력이 가득한 새를 하늘로 날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로는 박석수 시인의 동명 유고시집에서 영감을 얻은 김석환 작가가 십자가에 못 박힌 한반도라는 작품을 감상했다.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과 끈질긴 생명력을 몸짓으로 표현한다. 괴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시가 낭송되면서 김석환 작가가 얼굴로 한반도의 지도를 그리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마지막으로 문유미 작가의 매거진 액션은 잡지의 사진들을 작가의 몸에 붙여 탐욕을 나타냈다. 관객들이 사진들을 떼어갈 수 있게 했고 작가는 자신을 과시한다. 하지만 자신의 몸의 껍데기가 등장하고 허물만 남은 자신과 폭주하는 욕망을 보여준다. 허물만 남은 나 자신은 욕망에 끌려다닌다는 것을 아주 잘 보여주고 결국 파멸한다. 이 작품은 나는 사라지고 외형적인 것에 몰두하는 세태를 비판하는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행위미술을 관람하고나서 아방가르드 미술과 행위미술의 특성 및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 관람해보았는데 너무 멋있었고 감동적인 작품들, 많은 깨달음과 반성의 자세를 갖게된 작품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냥 전시되있는 작품들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고 행위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음에 내가 관심있는 주제의 작품이 전시된다면 꼭 다시 미술관을 방문할 것이다. 수행평가를 위해 온 미술관이었지만 관람하고 나니 너무 소중하고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멋진 수행평가를 내주신 김강록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덧글 1 개
관리자 18/06/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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