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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 미술관을 다녀와서 10512 박희은
박희은 | 조회 620

전시명: 고스트 Ghost / 꽃들의 충돌 / 긴장과 이완

전시 기간: 2017년 6월 13일 ~ 9월 17일 / 2017년 5월 30일 ~ 9월 3일 / 2017년 6월 6일 ~ 9월 10일

작가: 김두진 외 9명/ 한무창 / 권오상 외 7명

장소: 대구미술관

감상일자: 2017.06.18

 

미술 수행평가가 미술관을 다녀와 감상문을 쓰는 것이어서 주말에 매번 시간이 나지 않아 계속해서 미루다 수행평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저번 주에 시간을 내 대구미술관을 다녀오게 되었다. 나는 아빠가 예술에 관심이 아주 많은 탓에 끌려가듯이 미술관에 가 본 경험은 많았다. 해외여행을 갈 때도 그 나라, 그 지역의 미술관을 가는 것은 당연한 코스였고 미술관, 박물관에 가는 것이 여행 일정의 3할은 되었다. 하지만 나는 미술 쪽에 관심이 크게 없었고 예술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탓에 어쩔 수 없이 미술관에 가게 될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오기만 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엔 감상문을 써야 하기에 그렇게 할 순 없으니 제대로 감상하고 오자!라는 다짐을 하며 미술관에 들어섰다.


처음으로 본 전시는 ‘고스트‘였다. 안내책자를 쥐고 방금 전 끊은 티켓을 구경하며 티켓에 고스트가 찍힌 것으로 보아 이 전시가 메인인 건가...?라는 생각을 하며 전시관에 들어갔다.

첫걸음을 한 곳에는 ’안젤라 딘‘이라는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상 속의 평범한 사진 속 사람들의 모습에 만화에 나올 법한 유령의 형체를 덧칠하여 그려낸 작품들이었다. 대구 미술관에 가서 처음 본 그림이 이 작가의 그림이었는데 보면서 참 재밌게 표현했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들이 예술은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란 틀에 박혀 있던 나의 그릇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이동하니 ‘김진’이라는 작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극적인 색깔들과 거친 그림 표현법이 인상적이었고, ‘고스트’라는 전시명답게 무언가 으스스한 느낌도 드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김두진’이란 작가의 작품도 있었는데 난 이 작가의 작품들이 가장 인상 깊은 작품 중 하나였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놓은 것 같은 작품들이었는데 안내 책자를 보니 3D 컴퓨터 모델링으로 그려낸 디지털 회화라고 쓰여있었다. 컴퓨터 모델링으로 이런 작품이 나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유명 작품들을 해골 이미지로 표현해 놓은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 이창원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찻잎으로 커다란 그림을 만든 작품이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 흙을 얹어 놓은 건가?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찻잎이었다. 찻잎을 이용해서인지 작품 가까이에선 은은한 차 향기도 나는 듯했다. 
 이창원 작가의 다른 작품으론 거울의 반사를 이용해 전시장 벽면에 아름답게 빛이 비치는 것이 있었는데 반사된 이미지들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의 뉴스지면 사진을 오려 반사시킨 환영 이미지임을 알 수 있었다. 안내 책자에 “작가의 시각적 속임수를 통해 보는 행위의 구조와 위험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림자 뒤 잠재된 현실을 암시한다."라고 적혀 있었는데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전시였던 것 같다. ​

'고스트'전시를 관람하고 나왔는데 바깥에도 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가 있었다. 안에 들어가서 보는 것이었는데 천장과 바닥이 거울로 되어있고 벽면엔 물줄기가 쏟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위를 보면 내가 밑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아래를 보면 내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어지러웠다. 이런 발상을 해내는 작가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체험을 마치고 나서, 2층으로 이동했다. 2층엔 '긴장과 이완', '꽃들의 충돌' 전시가 하고 있었다.

먼저 '긴장과 이완' 전시관으로 들어갔다. 

이 전시는 앞서 관람했던 '고스트'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 전시 또한 흥미로웠다.

'긴장과 이완' 전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최성록'작가의 디지털 애니에이션 작품이었다. 자동차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달리기 시작해 점점 발전해나가는 주변 모습이 보여진다. 디지털 기술의 변화를 한 영상으로 볼 수 있어 좋았고 애니매이션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꽃들의 충돌' 전시관으로 갔다.
이곳은 바닥,벽면,천장이 모두 새하얀 색이었다. 신발을 벗고 입장했다.
나는 깔끔하고 색감이 쨍쨍한 그림을 좋아해서 이 전시가 가장 좋았다. 새하얀 전시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있어 보였다.
영상 작품도 있었는데, 계곡에 색종이를 뿌리고 대구미술관 옥상에서 비닐봉투를 날리는 등의 장면이 있었다. 보면서 촬영 후에는 저 쓰레기들을 다시 수거해갈까..?라는 우스운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다. 

그런데 관람 당일은 사진이 다 찍히고 있는 줄 알았으나 내 핸드폰에 저장공간이 얼마 없었어서 가장 마지막에 본 이 '꽃들의 충돌' 전시의 작품들을 찍은 사진은 다 깨져버리고 말았다.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쉽다. 

처음으로 진지하게 미술작품을 감상도 해 보고, '예술'에 대한 스스로의 경계도 없앨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처음엔 미술관 관람 같은 귀찮은 게 수행평가란 생각에 썩 좋아하진 않았는데 관람을 다녀오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미술작품 감상이 이리도 재미있는 일인 줄 몰랐었으나 이번 수행평가를 통해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그런데 두 가지 아쉬운 점이 남는데, '꽃들의 충돌'전시를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과 2층으로 올라갈 때부터 시간이 얼마 없어서 급히 둘러보고 나와야 했던 점이다. 기회가 된다면 전시 기한 내에 꼭 한번 더 방문해 시간에 제약받지 않고 전시를 감상해보고 싶다. 

 

덧글 1 개
관리자 17/06/2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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