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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미술관을 다녀와서 10624정예나
정예나 | 조회 1,150
전시명: Fantasy Makers Fashion Aan Art
전시기간: 2017.2.28~5.28
장소: 대구미술관
출품자: 조선희 외 12명
작성자: 1학년 6반 24번 정예나
감상일자: 2017년 3월 19일


선생님께서 미술관에 가서 작품들을 관람한 뒤 감상문을 쓰라고 하셨다. 가장 최근에 미술관을 방문했던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미술학원 선생님께서 미술관에 가서 작품들을 관람하고 인증샷을 찍어 보내라고 했던, 이번과 비슷했던 숙제를 내셔서 친구들끼리 갔던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지하철을 타고 가서 시간이 오래 걸렸던 그 때와는 달리, 미술관에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에 나서게 된 덕에 아버지의 차를 타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표를 끊고 들어가니 주황빛 실로 되어진 거대한 조형물이 우리를 맞이했다.

처음 보았을 때는 그저 주황색 실처럼 보였던 게 위치에 따라 붉은빛으로, 주홍빛으로, 심지어는 선명한 핑크색으로도 변하는 게 무척 신기했다. 입구에서 보았을 때는 커튼처럼, 조형물의 바로 밑에서 보았을 때는 SF영화를 볼 때 나왔던 먼 미래의 고속도로를 지나는 자동차의 불빛처럼도 보였다. 우리 동생에게 그 감상을 이야기했더니 자신은 그물침대를 생각했다며 자신이 너무 일차원적으로 생각했나 보다고 했다. 그 말에 우리 가족 모두 웃었다.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니 익숙한 얼굴 두 명이 보였다. 프로듀스 101에 나왔던 김세정과 사회자였던 장근석이었다. 처음에는 김세정과 장근석을 모델로 한 작품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제목이 가방에 대한 단상-김세정인 걸 보고 확신을 가졌다. 김세정은 빨간 모자를 떠오르게 했고, 장근석은 누에고치나 거미줄에 묶여 있는 것 같았다. 이 두 작품을 보고 나니 어렵게 생각했던 패션이나 미술 작품이 쉽게 느껴졌다.
전시실 한가운데에는 얇은 철 파이프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있었는데 그 위에 온갖 옷들이 쌓여 있었다.
 옷 사이사이에는 "얘는 나한테 안 어울려.", "보라색은 별로야." 등 우리가 옷을 안 입는 것에 대한 여러가지 핑계가 적혀 있는 메모가 있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핑계를 대며 옷을 안 입으면 다 낭비가 되고, 환경이 오염된다는 걸 작품 하나만으로 생각하게 만든 출품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낭비할 거면 차라리 사지 말지, 왜 입지도 않을 옷을 사서 그렇게 낭비하는 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작품을 참여미술작품이라고 하는데, 관람객이 직접 바느질을 하거나 옷 등을 추가시키는 등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의 의도는 서로 도와 문제점 많은 사회를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는데, 나의 주관적인 생각과는 많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전시실로 가니 사진 속 옷에 이끼라던지 플 같은 것이 돋아나 있었다. 마치 <나니아 연대기>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숲 속의 요정이 입을 것 같았다.<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지금은 오래갈 것 같은 예쁜 옷들도 시간이 지나면 이끼가 피어나 사라진다는, 그만큼 가벼운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만 같았다. 또 한편으로는 무생물인 옷에 생명인 씨앗을 싹틔워 무생물과 생물의 조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봄이 되면 옷에 씨를 뿌려 싹이 나는 걸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고 한다. 시간이 되면 다시 가서 보고 싶을 정도였다. 봄이 되면 싹이 트고, 여름이 되면 한창 피어났다가, 가을이 되면 색이 바뀌거나 떨어져 마지막을 준비하고, 겨울이 되면 앙상한 가지만 남아 또다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식물들의 순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사진은 정경희 작가의 <종이호랑이>라는 작품인데 보는 순간 너무 아름다워 감탄했다. 온통 암흑으로 되어 있는 방 안에 색색의 한복만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으니 굉장히 예쁘고, 양팔을 벌리도록 고정되어 있으니 장엄해 보이기도 했다. 한복이라 그런지 뮤지컬 <명성황후>에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굳이 명성황후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들이 손을 잡고 부르는 합창 같고, 한복 하나하나가 배우가 되어 노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미술 하면 보통 붓과 팔레트를 들고 그린 수채화나 유채화를 생각하게 되는데, 꼭 그런 것만이 미술이 아니라 컴퓨터로 그리거나 우리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미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고, 미술관은 재미 없는 곳이라는 편견을 깨 버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 꼭 숙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미술관에 한번쯤 더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하루였다.
덧글 1 개
관리자 17/06/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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