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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미술관을 다녀와서 20820 임채운
| 조회 504
전시명: <이상한 나라의 토끼>, <공성훈 : 사건으로서의 풍경>, <화가의 고향, 대구>, <남 홍_솟는 해, 알 품은 나무>
전시일자: 2019.10.15~2019.12.25 / 2019.11.05~2020.01.12 / 2019.11.05~2020.01.12 / 2019.10.01~ 2020.01.05
장소: 대구미술관
출품작가: 공성훈, 이인성, 남 홍
작성자: 20820 임채운
감상일자: 2019.11.13 (수)
작성일자: 2019.11.18 (월)


 오랜만에 미술관에 재방문을 했다. 미술관을 방문할 때는 항상 설레는 마음이 있는 거 같다. 이번에는 내가 갔던 날 중에서 가장 많은 전시를 하던 날이었던 것 같다. <이상한 나라의 토끼>, <공성훈 : 사건으로서의 풍경>, <화가의 고향, 대구>, <남 홍_솟는 해, 알 품은 나무>, <탄생 100주년 기념: 곽인식> 등등 다양한 전시들을 하고 있었는데 마음에 들었던 네 가지에 대해서 글을 써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미술관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던 것들은 분홍색과 초록색의 토끼들이었다. 초록색 토끼는 한 마리였고 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의 토끼들이 많이 있었다. 이 토끼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궁금해졌다. 토끼들을 통해 이상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미술이라는 세계를 친숙하게 접근하기를 바라며 대구미술관의 어미홀에 설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어미홀은 대구미술관의 중심 역할을 하고 단일한 전시실이라 닫힌 공간임과 동시에 자연 채광을 통해 바깥과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상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을 보고 전하고자 하는 주제와 전시 장소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1층의 곽인식 전시를 둘러보았는데 솔직하게 나에게는 작품들이 약간 어렵게 다가왔다. 그래서 빨리 2층으로 이동했다. 2층에 가자마자 본 전시는 <남 홍_솟는 해, 알 품은 나무>이었다. 들어갔을 때 그림이 되게 화려하다고 입체적이라고 느꼈다. 특히 작품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것 같아보였다. 초반부에 반짝이는 어떤 재료를 이용한 그림이 있었는데 내가 반짝이는 것들을 좋아해서 그런지 그림이 마음에 들었고 아름다움을 더욱 부각해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따로 방같은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 역시 입체적이면서 커다란 그림들이 많이 있었다. 출구쪽에 '세월의 구름'이라는 작품이 있었는데 이 작가의 그림 중에서는 이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반짝이는 무언가는 없었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색감이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다. 물에 비쳐 대칭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고 왠지 모르게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 느낌을 간직하며 다음 전시실로 이동했다. 다음은 <공성훈 : 사건으로서의 풍경>이 전시되는 곳이었다. 제19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이자 이 전시의 출품작가인 공성훈은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서울산업대학교에서전자공학을 공부하였고 서양화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멀티슬라이드 프로젝션의 개념적인 설치 작업을 발표하며 주목 받았으며, 1998년부터 현재까지 다시 회화를 통해 익숙한 일상을 다룬 풍경화에 집중해오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사건으로서의 풍경’은 지난 20여 년 간 이어온 작가의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화두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특정한 장소의 재현적인 풍경이 아닌 ‘사건으로서의 풍경’을 다루고 있으며,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실재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고 이를 토대로 대상들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공존하는, 어떤 사건이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며 작가의 삶과 연관된 상징주의적인 리얼리티를 구축하고 있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나도 실제로 전시를 들어가서 느낀 것이 바로 그림들이 '진짜같다'였다. 그림을 멀리서 보면 사진같았고 가까이서 봐도 사진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계속 들게 했다. 그림의 색감은 물론이고 표현기법마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파도를 그린 것이 있었는데 진짜 정말 사진같았다. 아니 마치 내 앞에 바다가 있는 것 같았다. 바다를 좋아하는데 주위에 바다가 없어 아쉬웠는데 공성훈 작가의 크고 많은 바다의 그림들을 보면서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노란빛, 파란빛, 보라빛이 한데 모여 오묘하고 아름다운 색감을 뽐내는 하늘이 돋보이는 그림이었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하늘에 하늘을 적당히 돋보이게 해주며 심심한 느낌만 없애주는 구름과 떼 지어 이동하는 것 같은 새들의 모습에서 생동감마저 느낄 수 있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점프'라는 그림도 하늘의 색이 참 아름다워 마음에 드는 그림 중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본 전시는 이인성 작가의 <화가의 고향, 대구>라는 전시였다. 이번 전시는 다가오는 2020년 이인성미술상 운영20주년을 앞두고, 그 정신적 계승을 도모하고자 이인성 화백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기 위하여 특별하게 마련되었다고 한다. <화가의 고향, 대구>전은 화폭의 절정이었던 20년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고향이 지닌 지역적, 정신적 맥락을 읽을 수 있는 주요 작품을 엄선하여 선보이는 전시라고 한다. 실제로 그림을 봤을 때 팔공산, 계산동 성당 등 대구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 있어서 신기했다. 풍경화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은 모두 정물화 쪽이다. '붉은 장미'라는 작품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이 작품은 시선의 균형이 분산되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구도를 연출하고 경쾌한 붓의 속도감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 특히 전체가 삼각구도로 보이게 하기 위해 테이블의 측면을 노출하며 상대적으로 왼쪽의 흰 벽은 좁아지고 오른쪽의 흰 벽은 넓어지는 공간을 표현함으로써 화면을 확장한 그림이라고 한다. 그림에 장미밖에 없지만 비어보이지 않는 느낌이 신기했다. 그리고 붉은 장미와 더불어 참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여름 실내에서'라는 작품이었다. 이 그림은 다시 가서 보면 참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술관을 가려고 마음 먹는 게 사실 조금 힘이 든데 막상 미술관을 가보면 복잡한 생각도 사라지고 똑같은 일상 속 일탈을 할 수 있는 기회같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들이 느낌이 각각 다 다른 작품들이라 잠깐 시간을 내서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게 느껴졌다. 예술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림을 보며 느끼는 것이 꽤 많아서 신기했다. 이 수행평가가 없다면 언제 다시 미술관을 가게 될 지 모르겠지만 어른이 된다면 종종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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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19/1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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