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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미술관을 다녀와서 21104 김지언
| 조회 202
전시명: 박생광, 남홍-솟는 해, 알 품은 나무
전시일자: 2019.05.28~2019.10.20 , 2019.10.01~2020.01.05
장소: 대구미술관
출품작가: 박생광, 남홍
작성자: 김지언
관람일자: 2019.10.13.
 

 
저번 주 일요일인 10월 13일, 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대구미술관으로 향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이미 여러 번 가본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제는 능숙하게 탈 역, 내릴 역을 찾아가는 우리들이 모습이 어쩐지 신기하기도 했다. 익숙하게 지하철,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문득 지금 진행 중인 전시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휴대폰으로 대구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박생광, 솟는 해, 알 품은 나무 두 가지가 진행 중이었고 입장료가 무료라는 공지도 보였다. 어차피 1000원도 채 되지 않는 입장료지만 왠지 이득을 본 느낌에 한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대구미술관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늘 하던 대로 팸플릿을 챙기며 본격적으로 전시를 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보인 것은 휑한 1층이었다. 아직 다음 전시가 준비가 덜 된 것인지 전시가 준비 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줄에 붙어있었고 토끼 모양의 조형물이 보였다. (나중에 미술관 관람을 마친 후 다시 나오던 길에 그 토끼를 현수막에서 다시 볼 수 있었던 것은 안 비밀이다)
 
 
조금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서 내리자 양옆으로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먼저 오른쪽으로 꺾어 ‘솟는 해, 알 품은 나무’를 보러 갔다. 벽에 강렬한 색채의 그림이 전시 제목과 함께 우리를 맞아주었다.


처음 전시관에 입구에 들어섰을 때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강렬했던 것 같다. 굉장히 과감한 붓 터치와 아낌없이 쏟아부은 듯한 물감에 나도 모르게 ‘물감 값이 많이 들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일부 작품은 물감만 쓴 게 아니라 천이나 종이 같은 다른 재료를 붙여놓은 것도 있어서 그림인데도 시각적으로 평면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왠지 촉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전시 제목처럼 해나 나무, 산 같은 것을 주제로 한 그림이 많았는데, 나비가 들어간 그림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남홍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었는데, 본인의 작품처럼 굉장히 개성 넘치는 분이셨다. 인터뷰 배경도 그렇고, 염색하신 듯한 머리도 그렇고, 마치 어딘가의 휴양지에서 한 관광객 인터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쩐지 그림이 굉장히 자유롭고 과감하다 싶었는데 작가님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솟는 해, 알 품은 나무 전시관을 뒤로하고 우리가 향한 곳은 ‘박생광’이란 이름의 전시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입구에서부터 굉장히 동양화의 느낌이 강하게 났다.



지극히 한국적인 느낌의 민화나 풍경화 같은 것을 볼 수 있었고, 마치 교과서에나 나올 법만 그림들이 많아 방금 전의 솟는 해, 알 품은 나무 전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충격을 받았다. 빨강, 파랑, 검정, 초록, 하양, 노랑, 검정 등 오방색 위주의 색을 주로 사용한 것이 너무나도 한국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문득 ‘신과 함께’라는 한국의 사후세계를 그린 웹툰(영화 신과 함께의 원작이기도 하다)이 생각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기 위해 특히 동물 같은 것을 연습용으로 그려놓은 것도 볼 수 있었는데, 2, 3 전시관을 통틀어 그런 연습용 그림이 한둘이 아니라 군데군데 정말 많았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연구했다는 흔적이 느껴져 그림에 대한 정성과 애정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그림의 민족성, 전통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박생광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람을 마치고 미술관을 나오며 문득 지금은 숙제를 위해서 약간은 반강제적으로 오긴 왔지만 내년, 또 우리가 졸업한 후에, 우리가 다시 이곳을 자발적으로 찾을지 의문이 생겼다. 내년에는 미술수업이 없기도 하고 수험준비도 바쁘다고 쳐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이 지역에 더 이상 살지 않을 수도 있고 지금의 친구들과 멀어질 수도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제서야 지금의, 오늘의 외출이 굉장히 뜻깊은 시간임을 자각할 수 있었고 오늘 본 전시 또한 살면서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보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돌아가는 집에 다시금 곱씹어 보았다. 미술관 관람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맨 왼쪽이 본인) 
 
덧글 1 개
관리자 19/11/1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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