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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 MBC 특별전시장 엠가를 다녀와서 20524 진민진
진민진 | 조회 543
전시명: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일자: 2019.09.06~12.08
장소: 대구 MBC 특별전시장 엠가
출품작가: 에바 알머슨
작성자: 진민진
관람일자: 2019.10.20

이번 주말, 대구 MBC에서 열리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의 전시에 다녀왔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에바 알머슨의 집’으로 ‘에바 알머슨’의 사생활적인 부분인 집을 전시주제로 내세움으로서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려 한 것 같다고 느꼈다. 전시내용에 앞서 ‘에마 알머슨’은 스페인 북동부 사라고사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 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암스테르담 리드벨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으며 마요르카섬에 위치한 오한 미로 재단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 바르셀로나에 살면서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에바 알머슨은 2016년 세계무형유산 등록을 위한 제주 해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17년 6월,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엄마는 해녀입니다> 의 삽화를 그렸다.

전시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 정도로, 오전 11시에 시작되는 전시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없어서 조용하게 전시를 둘러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은 1층과 2층이었고, 1층에는 작가의 자화상부터 가족들의 그림을 그려놓은 것 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2층에는 작가의 그림으로 만든 관련 상품들을 살 수 있는 아트샵과 1층 전시의 그림과는 다른 판화를 이용한 그림, 세리그래프를 이용한 그림이 전시되어있었다. 전시실에 가장 먼저 들어가면 ‘에바 알머슨’ 본인의 자화상이 전시되어 있다. 내가 그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2018년에 그려진 ‘활짝 핀 꽃’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 사람의 그림, 아마 ‘에바 알머슨’ 본인의 자화상인 것 같은 사람의 머리카락, 옷이 모두 활짝 핀 꽃으로 뒤덮인 가운데 그 속에서 희미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림의 머리카락 부분을 이루고 있는 붉은색 꽃들이었다. 커다란 붉은색 꽃들을 중심으로 그 옆에 주황색, 노란색, 파란색 등 여러 가지 작은 꽃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줄기와 꽃들이 어지러운 생각들을 나타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머릿속이 덩쿨들로 얽혀있는 것 같은 모양이 되기 쉬운데 그 모양을 작가는 복잡하거나 우울하지 않게 예쁘게 풀어서 그림으로 나타낸 것 같아서 좋았다.

두 번째 작품은 2019년에 그려진 ‘함께’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내가 이 그림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이 그림에서 한국음식이 나오기도 했고, 작가의 여동생이 등장하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처음 전시장에 들어왔을 때는 작가의 자화상 위주의 그림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전시실 안쪽으로 들어올수록 그림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처음에는 남편, 강아지, 아이들 그리고 여동생에 이르기까지 이는 작가의 넓어진 마음을 뜻한다고 생각했다. 원래 사람은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할수록 자기 자신 밖에 보지 못한다고 한다. 내가 말하는 이 말이 작가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작가가 자신을 그려내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고 이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남을 돌아 볼 수 있는 여유로 작용한 것 같다. 다음으로 그림을 살펴보자면 그냥 자매 둘이서 식사를 하고 있는 그림인데 김치나 불고기 등 나에게 익숙한 한국음식들이 보인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이태까지 다닌 전시들은 우리나라와 접점이 별로 없는 외국 작가이거나 추상적인 예술을 하는 작가들의 전시여서 이해를 잘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에바 알머슨’은 한국과 관련 된 작업도 여러 번하고 앞서 말했듯 <엄마는 해녀입니다>라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의 삽화까지 그릴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작가인 것 같아서 좋았다.
1층 전시를 다 보고나서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갔는데, 이번 전시가 대구를 주제로 한 작품을 비롯해 2019년 신작을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2층 전시에는 ‘에바 알머슨’의 판화 작품과 <해녀 이야기의 삽화>가 눈에 띄었다. 평소에 판화 작품이라고 하면 커다란 호랑이가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 특유의 말랑한 그림체의 판화를 보니 신기했다. 그리고 그림책의 삽화로 쓰인 그림들도 보았는데, 정말 어린아이들이 좋아 할 내용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들이어서 인상 깊었다.

전시를 다 보고나서는 기념으로 엽서 2장을 샀는데, ‘에바 알머슨’의 온기가 나에게 그대로 전해져 오는 기분이라서 좋았다. 다음에도 이런 전시가 있다면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글 1 개
관리자 19/11/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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