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817    업데이트: 19-11-21 14:14

2019 전시감상문

대구 미술관을 다녀와서 21008 여서진
| 조회 198

 대구 미술관에 갔다. 미술 감상문을 쓰기 위해서였다. 시험 끝난 주에는 시간이 없어서 더 시간 없어지기 전에 빨리 갔다 오려 급히 일정을 잡았다. 그것이 실책이었다.
 힘들게 버스 타고 대구 미술관까지 갔더니만, 1층 메인 전시관의 전시가 없었다. 그러니까, 1층 전체가 텅 비어있었단 거다.
 

#텅 빈 1층 홀.



#전시 준비를 알리는 팻말.



#몇 달 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나무 뿌리. 이젠 없으면 아쉬울 정도다.



#문 닫힌 1층 전시관


 좀 당황스러웠지만, 그럴 수도 있지 싶은 마음에 2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2층의 전시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망정이었다.
 2층에서 운영되고 있는 전시 중 먼저 관람한 것은 남홍 작가의 ‘솟는 해, 알 품는 나무’였다.


#입구



#개성적인 입구 이미지 뒤로 5개의 도자기
 


#삶, 1994


 전시실로 들어가 본 첫 번째 작품은 ‘삶’이라는 작품이었는데, 갑자기 삶에 대해 고찰을 하게 되는 신비한 작품이었다. 사람의 인생이란 이 작품처럼 얼룩지고 난도질당한 뒤에 불태워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 또 사람이 태어났을 때의 캔버스 색상이 검은색이었을지 하얀색이었을지도 조금 궁금했다. 물론 이 작품에서의 물감의 튄 자국을 봐서는 흰 캔버스에 검은 물감을 뿌린 것이겠지만, 성악설 성선설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으니.
 
#한 쪽 벽에 적힌 인트로



#산, 2013


 ‘산’이라는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저 붉은 것들이 사과라고 생각하고 ‘왜 사과가 가득하지?’라고 생각했으나 얼마 안 있어 나비라는 걸 깨닫고 과거의 나 자신을 매우 쳤다.


#자화상, 2008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전시실로 들어가는 길목에 전시된 작가의 초상화. 계속 자연물이랑 추상적인 무언가를 형상화한 것만 잔뜩 있다가 처음으로 나오는 사람이라 보자마자 작가 초상인 걸 눈치챘다. 바로 이어지는 전시실에서 작가와의 인터뷰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보니까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작가와의 인터뷰 영상



#나비, 2011


 이어지는 ‘나비’라는 작품. 나비 날개 같은 질감이 잘 살아있어서 한참 쳐다봤다. 질감을 잘 살려 사진을 찍어보려 했으나 영 좋은 게 없어서 따로 첨부하지는 않았다.


#나비, 2018


 그리고 이어지는 또 다른 나비. 황금색의 나비다. 언뜻 보면 조선의 왕이 입던 청룡포 같은 느낌이다. 번쩍거려서 더 그런 느낌이 나는 걸지도.


#작은 공간 입구


 알 품은 나무라는 이름이 적힌 벽 옆에 뚫린 공간 안에는 세 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정말 나무 구멍 안쪽에 들어온 느낌이라 기분이 묘했다. 공간 밖의 벽에는 위처럼 생긴 나비가 가득 붙여져 있었는데 이 작품 역시 제목이 나비였다. 자연, 나비, 태양, 삶, 대구, 음…… 예술.


#아치형 입구



#내부



#나비, 1986



#전시실을 나서며



#텅 빈 1층 홀


 이쯤하고, 다음 전시를 보러 갔다. 다리를 건너는데 텅 빈 아래층이 보여 또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어 찍었다.


#박생광 전시 입구


 다음 전시는 박생광. 작가와 전시 이름이 같다. 전시 공간이 매우 크고 넓어서 시간이 좀 오래 걸렸다.


#입구 문구



#눈에 보이는 내부



#용


 초반엔 용을 그린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있었는데 뭔가 한국적인 감성이 샘솟는 느낌이었다. 이 전시의 주제도 아마 그런 것과 관련 있어 보였다.


#해질녘, 1979
 


#모란과 나비, 1981



#단군, 1970s





 전시 작품도 좋았지만, 전시 공간도 감각적이어서 사진 찍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단청연구

 
#새로운 전시관으로의 통로





 박생광의 채색 화풍 이전의 그림을 따로 전시실을 마련하여 전시해놓았는데, 흥미로운 작품이 꽤 있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십장생을 그려놓은 기다란 그림 같은 경우가 특히 그랬다. 병풍이나 새를 잔뜩 그려놓은 그림도 있었는데 좀 귀여웠다. 우스꽝스럽게 생긴 호랑이도 있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 같아 친밀감이 들었다. ‘우리 좀 자주 본 것 같지?’


#십장생도, 1969 


#신선 할아버지랑 사슴이랑 학이 너무 귀엽고 잘생겨서 찍었다. 신선 할아버지 귀여워.



#우스꽝스러운 호랑이



#새들



#병풍


 1층 전시관에 전시가 없어서 생각보다 일찍 끝난 것도 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알찬 전시를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박생광 전시가 재미도 있었고, 한국적인 대한사람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게 있어서 더 좋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도 버스를 탔다. 셔틀버스 운행 시간을 기다리려니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버스가 일찍 와서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그래도 이럴 때 미술관 한 번 오지 요즘엔 올 시간이 없어서 자주 못 오는데 좋은 시간이었다 싶다.
 



인증샷(중간사람).
덧글 1 개
관리자 19/11/18 22:24
--&-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