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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시감상문

대구미술관을 다녀와서 20704김민서
| 조회 182
장소 : 대구미술관
전시명 : 팝/콘
전시기간 : 2019.06.11.~2019.09.29
출품자: 김기라, 김승현, 김영진, 김채연, 남진우, 노상호, 아트놈, 옥승철, 유의정, 이동기, 임지빈, 찰스장, 한상윤, 275c
작성자 : 20704 김민서감상일자 : 2019.09.29
작성일 : 2019.10.06

미술 수행평가를 위해 반 년 만에 대구미술관을 방문하였다. 미술관에 가기 전 이번에 어떤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구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내가 볼 전시는 <팝/콘>이라는 전시였다. 전시타이틀 <팝/콘>은 팝아트의 ‘팝’과 아이콘, 아이스크림콘, 팝콘 등 다중적 의미를 지닌 ‘콘’에서 작가들의 복합적인 작품 경향을 함축해 두 글자를 분리 또는 결합하도록 붙여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팝아트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팝아트에 대해 간단하게 찾아보았다. 팝아트는 20세기 중반, 영국의 비평가 로렌스 알로웨이가 처음으로 언급한 미술양식으로, 매스미디어의 대중화와 대량 생산으로 가능해진 미술 작품을 복제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태도를 담고 있으며 팝아트가 간직하고 있는 강력한 일상성과 함께 대중을 위해 제시된 미술양식이라고 한다. 설명만으로도 이전에 관람한 <박생광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박생광전>에서는 한국의 전통미를 살펴볼 수 있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대중성과 일상성, 작가들의 창의성과 독특함을 살펴볼 수 있을 거 같아 더욱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대구미술관에 방문하였다.
대구미술관에 들어서자마자 갖가지 원색이 칠해진 벽과 얼굴 없는 대형 베어벌룬과 마주쳤다. 조금만 걸어가자 로봇 태권브이와 다양한 입체로봇, 빈티지 피규어, 딱지 문구류 등이 펼쳐진 찰스 장 라운지와 커다랗고 귀여운 아트놈만의 독자적인 캐릭터 모형이 있었다. 친숙한 소재와 일상적인 공간, 직접 만질 수 있는 거대 조형물 등을 통해 미술 감상은 단순히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라는 나의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었다. 또한 찰스 장의 작품으로 꾸며진 라운지에서는 1970-1980년대의 만화 캐릭터 이미지를 활용해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모두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적인 미술이라고 알려진 팝아트의 대가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전시장에 들어가니 수많은 팝아트 작품이 펼쳐져 있었다. 가장 먼저 본 작품은 아트놈의 작품이다. 아트놈은 명확한 아웃라인과 선명한 색채, 독자적 캐릭터를 이용하여 팝아트만의 특성을 극대화했다. 민화와 팝아트를 절충해 한국적으로 풀어낸 ‘모란’시리즈와 명화와 명품 소비문화를 교차한 ‘비너스’, ‘피에타’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단순히 캐릭터를 이용한 작품이 아니라 잘 알려진 명화나 민화를 이용하여 심심할 수도 있는 작품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다음 작품은 유의정 작가의 작품이었다. 유의정 작가는 도자예술의 오랜 역사와 양식을 메타 데이터화해 동시대 예술의 실천형식으로써 가능한 대안을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전통적인 도자기법에 현대 문화가 가진 상징적 요소를 콜라주한 ‘동시대 문화 형태 연구-도자기’와 ‘유사유물’시리즈에서 이를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예전부터 한국적인 것, 전통미가 느껴지는 작품을 좋아했다. 유사유물 시리즈의 경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정말 단순히 전통 도자기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유명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현대 문화가 가진 상징적 요소와 전통적인 도자기법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고 매우 신박하고 창의적인 느낌이 들었다. 유의정 작가는 유물적 가치를 지닌 도자기의 특성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를 혼재하고 동시대를 역으로 추적하여 재발견하도록 유도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본 작품은 한상윤 작가의 작품이다. 한상윤 작가의 작품은 밝고 유쾌한 돼지의 일상을 담고 있었는데 작품이 전체적으로 익살스럽고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밝고 화사한 배경과 활짝 웃고 있는 돼지 가족의 미소가 어우러져 마치 어릴 적 보던 동화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작품을 보는 내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본 작품은 김기라 작가의 작품이었는데 이전 전시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그림들마다 배치나 구도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햄버거, 피자, 감자튀김과 같은 패스트푸드, 담배, 맥주, 초콜릿, 술병 등을 그리고 있었다. 작품 설명을 들어보니 오늘날의 현대인의 실상과 소비자본주의를 풍자하는 그림이라 한다. 바로 옆에는 남진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몽환적이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었다. 남진우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매체에서 통상적으로 구분하는 선과 악, 영웅과 악당이라는 이분법적 인물상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남진우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두 괴물들의 서사시’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앳된 미소년의 얼굴과 기괴한 거대오징어의 몸이 대비되는 정의로운 악당으로 그려내 어둠을 서정적이고 신화적으로 그려냈다는 점이 특이해 기억에 오래 남았다.
14명이라는 많은 수의 작가가 참여한 만큼 보고 즐길 거리들이 많았다. 유명 로고가 적힌 도자기, 기둥 뒤에 숨은 거대한 풍선 인형, 익숙한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라운지, 옷걸이와 행거에 걸린 미술 작품, 짧은 영상 등 미술관이 아니라 마치 아이들 놀이터와 같았다. 또한 이번 전시는 전체적으로 작품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박생광전>을 보러 왔을 때보다 훨씬 사람이 많고 어린아이들도 많이 보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말은 ‘미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것이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덧글 1 개
관리자 19/11/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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