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    업데이트: 16-11-11 15:45

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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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강록 | 조회 1,076

Brain

 

영혼불사를 꿈꾸었던 이집트 미라는 인간의 영혼과 정신이 심장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심장은 보존하였고 뇌는 제거하였다. 뇌가 제거된 미라가 저승에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안내서로서 “죽은 자의 책(The Book of Dead)"이 파피루스 형태로 놓여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뇌(Brain)가 되었다.

생명체 중에서 가장 진화한 인간의 뇌는 1300g~1500g으로 몸의 2.5%무게이지만 20%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와 100조 개의 신경세포로 형성되어 있으며, 모든 정보와 감정, 생명까지 관장한다.

 

대학시절 통기타 치고 노래 부르는 친구가 그렇게 부러웠는데 지금은 그리움만 간직한 채 코드 몇 개만 짚어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요즘, 뇌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나의 뇌 속에서 이 감각이 청소년기에 가지치기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두뇌의 구조는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와 뇌간으로 구별되며, 대뇌피질은 생각과 인지의 기능을 가지며 생각하는 뇌로 불려진다. 대뇌변연계는 감정을 다루며 감정의 뇌로 여겨지며, 뇌간은 파충류의 뇌로서 생명의 유지에 관한 영역을 담당하기에 생명의 뇌로 대변된다.

또한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누며 좌뇌는 이성, 우뇌는 감성의 영역을 담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Ned Hermann이 말하는 두뇌의 구조는 즉 합리적 두뇌, 계획적 두뇌, 감성적 두뇌, 실험적 두뇌등 네단계로 나누고 있다. 합리적 두뇌는 논리적, 분석적, 비판적, 현실적인 영역이 발달한 영역이며, 계획적 두뇌는 계획적, 정리정돈, 실천적, 시간엄수 등의 영역이 뛰어나며, 감성적 두뇌는 감성적, 표현적, 접촉적, 다정다감 등이며, 실험적 두뇌는 상상적, 추상적, 돌발적, 호기심의 영역이다. 이렇게 볼 때 두뇌의 올바른 활용은 네영역을 다양하게 발달시킬 때 올바른 두뇌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공대 학생들의 뇌구조를 볼 때 합리적 영역이 매우 발달되어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공대 교수들의 두뇌 구조와 유사함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관계성은 교육이 교사의 모습의 답습과 관련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뇌의 발달과정을 볼 때 6세 이전에 두뇌 발달의 90%를 가져오는데 이때 만들어진 뇌구조가 그 인생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하여 ‘3살 때 버릇이 80까지 간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이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모라고 한다면 두 번째 두뇌 성장기는 청소년 시절이라고 하겠다. 이때는 전두엽의 발달이 크게 일어나는 시기로 사고력의 가장 큰 변혁을 가져온다. 이때가 바로 학교교육의 시간으로 교사의 역할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이다. 이시기에 ‘나는 매우소중한 사람이다.’ 라는 자존감을 알게 하는것과 '큰 꿈과 비전을 가지게 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뇌의 발달 과정 중에서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특징 중의 하나는 전전두엽의 회색질이 극적으로 두꺼워졌다가 얇아지는 현상이다. 회색질은 뇌의 가장 바깥 부위로 신경세포와 거기서 뻗어 나온 수상돌기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영역이다. 사춘기가 되면 이부분의 성장이 정점을 이루는데 그 후로는 불필요한 부분을 차츰 제거해나가고 이시기에 소외된 세포는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시각을 예민하게 만들어 놓지 않으면 감각적 시각이 사라지고, 청각을 단련시켜 놓지 않으면 음악적 감각이 가지치기 당해 버리는 것이다.

운동을 조절하는 미상핵 부위도 십대 초반에 회색질 제거가 시작되어 13세를 전후해 막대한 조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13세 이전에 근육을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험이 필수적인 것이다.

 

청소년의 뇌가 어른의 뇌로 성장하기위해 몇 가지 급진적인 변화를 거치는데 그 중 하나는 ‘팽창’과 ‘가지치기’를 통한 다듬기이고 또 한 가지는 수초화를 통해 연결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뇌과학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감정과 기억은 같은 회로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들의 탁월한 기억력도 이 때문이다. 역으로 탁월한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풍부한 정서함양과 감성적 체험이 해답이다. 이시기에 예체능을 통한 감성적 체험의 신경세포를 살려두지 않으면 가지치기로 제거되어 버리는 것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준비가 사라지고 삭막한 냉혈인간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과정 에서 감성적 영역의 예체능 교육이 무시되고 있는 현상은 뇌발달 과정으로 볼 때 한 인간의 눈과 귀뿐 아니라 수많은 감정적 연성을 경화시키는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감성을 돌려주자!

미치도록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자유로움을 주자!

 

그림 한 점이, 명곡 한 소절이, 시 한 구절이, 영화 한 편이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그 한 순간은 인생의 좌표이고, 벽을 뚫고 극복하는 강력한 에너지로 다가온다.

깨달음은 순간이고 선택이다.

 

예술 또한 깨달음의 영역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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