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    업데이트: 16-11-11 15:45

문화산책

삼족오
화가 김강록 | 조회 1,109

<문화산책>

 

삼족오

 

문을 두드릴 때면 무의식적으로 ‘똑똑똑’ 세 번을 두드린다. ‘3’ 이라는 숫자가 세포 속에 각인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한민족의 숨결이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서양미술에 대한 정보는 많았지만, 우리미술에 대한 관심은 대학을 졸업하고 10여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접근할 수가 있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우리문화에 대한 차단의 벽은 근대의 잃어버린 역사 때문이었으리라.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던 세포의 정보를 깨우게 된 계기로 2002 월드컵을 든다. 한마음 한뜻으로 민족적 자부심을 가지면서 우리의 내재된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붉은악마와 함께했던 거리응원은 지구인들이 놀란 우리민족의 저력이며, 한민족 공동체문화를 깨워낸 것이다. 붉은악마를 통해서 빨강색에 대한 레드 콤플렉스를 탈피했고, 선과 악이라는 채색된 서양의 이원론 정보에서 삼원론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삼원론의 상징으로 <주몽>이나 <태왕사신기>같은 사극에서 고구려의 국조 ‘삼족오(三足烏)’가 등장한다. 이는 세발 달린 까마귀로 천(天), 지(池), 인(人)의 삼원사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늘과 땅을 하나로 품은 천지인(天地人). 하늘(天)은 하늘(一)과 땅(一)과 사람(人)으로 되어 있다. 사람 안에는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있고, 사람의 근본 마음은 태양처럼 밝게 빛난다.

 

진파리7호 고분에서 나온 ‘해뚫음무늬 금동장식품’의 삼족오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현대적 디자인 감각 이상의 신비감이 우러나오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직인에 등장한 삼족오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장구한 세월에 걸쳐 민중들의 생활속에 이어져 왔음을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맞는 삼족오 브랜드 활용에 더 많은 기대를 가져보기도 한다.

 

일본축구응원단의 가슴에 달려있는 일본축구협회 문양의 삼족오 모습을 보면 고구려 덕흥리 고분에 등장한 삼족오의 숨결이 느껴진다.

빼앗긴 삼족오에 흥분할 것이 아니라 우리문화가 일본인들의 생활속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것은 우리문화의 우수함이 전달된 증거이니 자랑스럽지 아니한가? 다만 그들에게 삼족오에 담겨있는 지구인 정신까지 제대로 인식하도록 깨우쳐주어야 할 것이다.

 

없는 역사도 만들고 싶어 하는 일본에게, 아리랑도 자국의 문화로 등재시키는 탐욕스런 중국에게 삼족오가 발산하는 붉은 태양의 강력한 에너지로 바로 세워 주리라.

 

홍익문화, 코리안 스피릿(korean spirit)으로...

 

김강록 (수성구미술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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