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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미술관 지구 건립을 제안하며...
화가 김강록 | 조회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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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6
기고

 

대구미술관 주변 조성 땐  체육공원과 시너지 효과…


중국의 ‘타산즈798’같은  세계적 예술특구 가능성

나의 가슴에는 늘 꿈이 하나 있다. 개인미술관을 갖고 싶은 꿈인데 언젠가는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다. 화가 지망생은 개인 작업공간을 가지는 꿈을 꾸고, 중견이 되면 자신의 이름을 가진 개인미술관을 가지고 싶게 된다. 노년의 예술가는 작품의 보존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외지에서 지인이 대구를 찾아오면 꼭 안내하는 곳이 대구미술관이다. 그러나 갈 때마다 잠시 들를 뿐 머물 수 있는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구에는 화랑과 미술관, 문화예술회관 등 예술과 감상자를 연결하는 많은 전시공간과 창작공간에서 새 물결을 일으키지만 예술가들이 머무는 창작공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늘 있어왔다. 또한 대구에는 개인화랑은 많으나 아직 이렇다 할 개인미술관은 찾기 힘들다. 그만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고 예술가들이 사회·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래에 ‘이우환과 그 친구들 미술관’(가칭) 건립이 무산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간송미술관 대구분관’(가칭) 건립을 위한 협약이 체결돼 미술관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다. 이러한 때에 대구미술관 일대를 미술복합단지로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술관, 화랑, 근린공원, 기타 문화시설이 집적된 미술복합단지로 조성되면 미술진흥과 지역 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다.

국제적인 문화예술지구 추진은 지역예술인의 오랜 바람이었고, 2000년 이후 국제적 도시의 주요 문화정책에 우선 과제가 됐다. 또 지역의 사립미술관 건립을 희망하는 원로 미술인들의 문화자원 활용에 있어서도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

대구미술관을 중심으로 사립미술관 지구 조성이 추진되면, 원로 미술인들의 자발적 미술관 설립을 통해 사립미술관 지구 조성뿐 아니라 국내외 상업화랑 유치도 가능하고 광장, 공원, 아트숍, 카페 등의 편의시설 조성으로 문화도시로의 발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리라 본다.

하드웨어가 갖춰지면 미술관 지구를 대표할 수 있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문화 이미지 제고와 지역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 대구미술관 활성화 및 인근의 스타디움, 야구장, 메디컬 시티 등과 연결되는 관광 벨트화가 가능하다. 수성IC, 도시철도 3호선 등 교통이 편리해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몰려들고, 미술관 지구 자체의 아트페어·전시 등을 통해서 미술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사례를 본다면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과 출판 도시, 싱가포르 길먼 배럭스, 미국 산타페 캐니언로드 화랑특구, 중국 베이징의 타산즈 798과 상하이의 레드타운 등 예술 특구가 즐비하다. 또한 비엔나 뮤지움 광장, 암스테르담 뮤지움 광장, 베를린 박물관섬, 일본 나오시마섬 등 익히 세계적 명소가 된 미술관 지구도 많다.

대구미술관 주변을 다니면서 주변 공간들이 ‘미술관 옆 예술마을’로 바뀐다면 대구가 또 한번 문화의 중심지로 우뚝 솟아오르리라는 상상을 해본다. 경기도 파주의 헤이리 예술마을은 1998년 이래 짧은 기간 내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실천적 예술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미술관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설정해 창조적 에너지를 마음껏 쏟을 수 있게 공간을 기획하는 것이다. 헤이리처럼 미술관 지구의 공간으로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주변 체육공원과 더불어 대구의 가장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이다.

현대는 테마와 스토리와 문화의 시대다. 경제적 여유로움을 가진 예술인들에게 끝없는 투자를, 더 큰 꿈을 이끌게 하자. 부와 가치를 마음껏 창조적으로 발산시키게 하자. 혼자 꾸면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되는 것이다. 결국 그 결과물은 우리 모두의 문화유산이 아니겠는가!

 

김강록 수성구미술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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