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    업데이트: 16-08-22 10:49

김강록의 작품세계

김강록 : 회화적 표현의 여정(勵精)
화가 김강록 | 조회 1,116

김강록 : 회화적 표현의 여정(勵精)

 

 

현대회화를 결정짓는 근본적인 요인은 예술가의 자유, 즉 예술적 표현의 자유에 있다. 이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바탕으로 많은 화가들은 그들의 자유를 만끽하면서 자신의 작업을 구체화해 나간다. 이 때문에 현대회화에서는 예술적 자질과 능력, 즉 화가의 예술적인 표현의 역량이 충분한지 여부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김강록의 회화는 다분히 자의적(自意的)이다. 그의 회화는 세계 현상에 주어진 사물들의 이미지를 채택하여 작업을 해나가면서도 기존의 회화가 추구하였던 표현방식을 추종하지 않는다. 한편으로 보면 그의 회화는 세계현상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그가 이전의 작품전에서 <현상+체험>, <Image> 라 이름 붙여진 연작을 발표한 것을 보더라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회화는 현실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머물지 않는다. 즉, 그는 현실세계의 체험적 요소를 수용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현실세계의 체험적 요소를 수용할 뿐만 아니라, 그 체험적 요소들을 조형적인 회화적 요소로 환원시키고 있다. 그럼으로써 그는 그 자신만의 압도적인 표상감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과 다채로운 색채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을 나름대로 발산하여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의 회화가 ‘압도적인 표상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여기게 된 연유도 여기에 있다.

김강록의 회화는 회화적 표현요소와 표현방법을 적절히 그의 작품에 적용시켜 나간다. 이는 ‘보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회화적 평면에 충실을 기하고자’하는 그의 ‘표상적 열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표상적 열정에 바탕한 그의 최근의 작품은 한층 진일보적이다. 이전의 작품이 ‘현상+체험’을 통해 획득한 ‘Image’, 즉 ‘아는 것’의 표현에 있었다면, 근작은 ‘아는 것’에서 ‘느끼는 것’으로의 이행을 추구한다. 즉, ‘아무런 인위적 노력이나 힘을 들이지 않고도 완전한 평안함’ 속에 놓일 수 있는 세계를 추구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스스로 그의 작품을 통해 ‘모든 생명의 흐름을 관장하는 영원한 우주의 질서’, ‘물질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할 수 없는 차가운 물리법칙이 아닌’, ‘만물을 감싸면서 고동치는 생명의 온기를 가진 의식(意識)’, ‘빛과 소리와 우주의 교향곡인 진동을 스스로 드러내는’ 작품을 구축해 나간다. 그렇게 그는 ‘인간이 타고난 영적 본성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는 인간 심성의 표현을 여러 가지 방법 중의 하나인 회화를 통해 실현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근작 ‘율려(律呂)’ 시리즈에 내재한 그의 회화적 특성이다.

이러한 김강록의 작가적 태도 및 결과를 통해 우리는 현대 회화가 지향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계기를 부여받는다. 이는 한편으로는 그의 회화가 진부한 기존의 회화가 추구해온 리얼리티를 거부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독자적인 독창적 제작 태도가 빚어낸 결과이다.

 

김강록의 회화를 통해 진정한 조화의 세계, 즉 회화적 율려세계로의 이행을 바라면 과욕일까?

 

2 0 0 1 년 6 월

洪 駿 和

(미학ㆍ계명대 강사)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