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73    업데이트: 24-01-12 12:43

신작소개

벽 22, 대구문학
관리자 | 조회 285

 
벽들이 일어서면, 집이 된다
그 아늑함 속 가족이
비온 뒤 죽순 같은 저만의 벽 키우고
난 도배장이가 되어 어둔 벽마다
해바라기 벽지 바르거나
담장이 덩굴로 아무 콧등이나 붙잡고
허둥대기도 한다
끝내 물리칠 수 없는 벽은, 자신
저도 모르게 자라고 있던 거만의 얕은
꾀 내세워 벽 뒤에 벽을 감춘다
숨 막히는 순간 나팔꽃을 피우고
줄장미 까지 꽃피워 걸치기도 하는데
또 벽이 서 있어야 무너지지 않는다며
아이들의 섬과 섬
부부간의 벽과 벽 사이 똑, 똑 두드려
살뜰히 안부 살피는 손끝 배려가
가시철조망 녹인다는 말씀과
좌우 여야 이념의 콘크리트 틈에서
끝없이 자란 막무가내 벽, 소란에
긴 한숨이 길을 묻는다
 
 2022, 대구문학
⦁1993년 계간지 <시와 시학> 신인상
⦁낸 책: <신처용가>, <위기의 꽃>, <불의 눈빛>, <바람다비제>, <유배시편>, <청매화 그림자에 밟히다><한국서정시 100인선> <연인.있어요>등 출간
⦁만해 ‘님’ 시인상.
*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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