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09    업데이트: 18-10-13 14:27

신작소개

화간
관리자 | 조회 254

화간





 낮엔 새침하더니 요상하다
달빛 끌어당기는 꽃잎의 눈빛,
오월 담장에 기대서서 바깥을 살피는
흔하디흔한 장미꽃인데
어느 품이라도 마구 파고드는 색골
달의 끝없는 곁눈질에 그만 빨려드는지

따지고 보면 네 것 내 것
그 경계선이 어디 있으랴
달빛과 꽃의 은밀한 통정, 그 내연의
부적절한 관계를 엿본다
달빛은 도톰한 꽃입술을 만져 본다
몇 겹의 꽃잎 헤집으며
자신을 밀어넣는다
꽃은 더 진한 향을 내뿜으며
붉어진 눈빛으로 온몸을 부르르 떤다

밤의 내통을 은근히 즐기는 변태의 관음증
달빛도 꽃도 나무도 다 나의 외간들이니
어쩌랴, 거부할 수 없는 이 색정,
강간이 아닌 원죄를 위한 자연이니
색정은 내 시의 길이자 천형인 것을
-「화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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