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73    업데이트: 24-01-12 12:43

신작소개

달빛화간1 [정 숙]
관리자 | 조회 933


달빛화간1  [정 숙]

길다

길어도 너무 길다

혀끝을 깊숙이 밀어 넣어 꿀을 빨아먹기 위해서 인가

꽃 대궁이 속 타액은 원래 나비의 것인데

달은

꽃을 탐하여

그렇게 혀를 길게 내밀고 있는 것이다

그 달콤한 순간을 기다리는 달맞이는

밤마다 제 몸을 열어 서로 연민의 깊이를 음미한다

이제껏 보름달과 꽃의 표정이 좀 수상하다 했더니

그런 부적절한 관계였나

그 까닭으로 달뜨는 밤이면 많은 이들이 가슴 설레고

늑대울음을 우는 것이었구나!

내 시의 혓바닥은

여직 생각이 무디고 짧아서 맛을 음미할 줄 모른다

상처만 주지 내통이 잘되지 않는다

이 외사랑, 아득하여라





[시와소금 혀 시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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