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다홍빛 갑사 천 펼쳐놓고 네 딸들의 추석치레 준비하시는 어머니 초가을 빗방울로 틀바느질하고 계신다 툭! 툭! 드르륵! 그 비단 향기자락 뽐내며 동네 느티나무에서 쌍그네 타고 오르다가 지친 밧줄이 무작정 올라가는 것 좋아하지 말라는 듯 누런 벼논에 툭, 내던져버린 소녀들 짓 붉은 치마, 대책 없이 누워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