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8    업데이트: 24-01-04 21:17

유배시편

남편이 [애절양6] 유배시편 [정 숙]
관리자 | 조회 778
남편이
 
-애절양 6 [식칼 갈아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자식 낳은 것이
바로 죄로다!"]다산의 애절양 부분
 
 
1.
아들을 낳으면 아버지, 본인, 갓 태어난 아기까지 군역을 하는 것으로 등록되어 가혹한 세금을 추징당하는 것이 두려워 남근을 잘라버리거나 제 갓난아기를 끓여먹기도 하는 갈대들의 슬픈 시를 읽는 밤
 
2.
'수령이 백성을 위해 있는 것인가,
백성이 수령방백을 위해 태어난 것인가? '
유배지에서 다산은 비로소 눈, 귀 열려
민주 생명의 불씨 하나 심을 수 있었으니
 
200년 전보다 지금은 좀 살기 나아진 것일까
남편이 택배기사여서 자식을 네 명이나 내다버린 에미
구제역으로 마구 살 처분한 소 돼지들
바람소식은 사흘이 멀다 하고 남의 애간장 끓인다
내 높은음자리표는
돌아가면서 유배 세상 아프게 맛보고 있다
 
3.
이젠 또 소 값이 개 값이어서 비싼 사료 때문에 소를 굶겨 죽이는 농민들, 갈밭울음과 한숨 삶아 치대는 소리 얼시구! 한술 더 떠 소를 굶겨 죽인 농가에 동물학대로 과태료를 부과한다니 갈잎들의 갈잎눈물 머금은 별똥별이 얼마나 떨어져야 저 무딘 철가슴들 뚫어 실낱 빛 바라볼 수 있는가
 
이 판국에 나는 무엇을 거세해야 사나
먼 바다 바라보며 겨우 시나 몇 수 적어 한을 풀어야 하는
한 사내의 마음 밑바닥, 그 골짜기 후벼 파 뒤적여 보는 수밖에
 
4.
사마천은 그것을 잘렸다고?
갈잎들은 목구멍 거미줄을 위해 기둥을 자르고
지금 여덟 살 여아들에게도 마구 연장을 휘두르며
기둥 세우기 바쁜 이 시대의 사이코패스들
저 야차들의 길 잃은 양물은 왜, 그대로 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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