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蓮 1
바람에 쉴 새 없이 몸 흔들리면서도
시린 발 견디며 진흙을 밟고 서서
곧 사라질
목숨,
이슬방울을
잠시라도 햇살에 한 번 더 빛나도록
소중히 떠받들고 있다
4
이슬 염주
---蓮 2
진흙 갈퀴에 발목 잡혀
오직 하늘 우러르고 있을 뿐
밤새 손 벌려 무슨 간절한
발돋움하고 있으면
그 아침 이슬방울 모아
햇살이
백팔 염주를 꿰고 있다
5
눈물이슬
헐벗겨진 몸, 썩은 냄새나는 뻘에 파묻혀
진종일 흐느끼며 오래 서 있어본 이가
하찮은 이슬방울 안고도
*낮결에 몸 내어줄 줄 안다
시린 발 견디며 별들이 어둠 속 길 내느라
밤새 빛, 굴리는 소리 들어본 이가
다른 이들의 눈물방울
햇살에 빛나도록 떠받들 줄도 안다
*한낮에서 해가 저물 때까지
토란잎이
-蓮 4
양지바른 언덕 비탈에 서서
*해껏 바람과 햇살을 쫓아다니느라
이슬방울 또는 여린 눈물방울들
제 몸에 떨어지기 바쁘게 또르르 굴려버리며
한 방울 생의 흔적 남기지 않고
흙바닥에 맵차게 떨어뜨리면
금세 사라져야 하는 이슬과 눈물들이
목마름과 깊은 상처에
향기로운 새살 돋아나게 하는 힘 있다면서
실은 말라가는 제 발등 적셔주기 바쁜데
그 살찐 허리 굽혀 이슬염주 꿰고 있는
연못 내려다보라는 뜻인지
댕댕이 줄기가 칭칭 매몰차게 감아 오르며
*해가 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