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70    업데이트: 24-01-17 11:10

위기의 꽃

봄밤
정숙 | 조회 810

저 문디 헤프기도!

하마 목련이 몸, 마음 모두 준 모양이네

이제 봄바람이 시치미 뚝 따고

벚꽃 꽃매아리에 앉아 고 입술을 희롱하고 있네

목련은 옥양목 하얀 적삼과 치마끈 반쯤 풀린 채,

저녁 어스름 다가서는 어둠을

온몸으로 밀어내고 서 있다

후회 없이 주었을 텐데 참 허무한 눈빛이다

하기야 얼매나 춥고 사랑고팠으면 그리 쉬 문을

열었겠는가? 긴 시간 눈물로 혼자

외로움 삭여 본 이는 짐작할거라

 

그 괴욤 순간적이지만

추억의 작은 여름에 그리움을 키우며

또 한 세상 살아가는 산수유, 눈 노랗게 뜨고

어리벙벙 서 있는데 숫괴내기가 허기진

알라 울음소리로 스치듯 지나간다

아매도 암고양이를 부르는가

나도 봄기운이 뻗치는가 근지러워

“잿가루 날릴지라도 딱 한 번 용암같이

뜨거워지이다” 중얼거렸더니

하루살이들

허무라도 삼켜보려고 불빛을 찾아찾아 헤맨다.

 

아직도 봄은 가로등에 앉아 벚꽃봉오리들을

참 화근내 나게 달구고 있네.

 

 

  -----살읏브뎌 아으 니미 나랄 하마 니자시니잇가

아소 님하 도람 도르샤 괴오쇼셔 [鄭瓜亭]

 

*여름;열매

*괴욤;사랑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