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선지 위의 동반자 전에 부처
결실의 계절 가을이 익어가는 시기에 처음 갖는 張炳玉·安重烈 夫婦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두 분은 낮에는 아동교육에 종사하시면서 저녁 시간을 활용하여 묵향을 가까이 해 온 것이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을 꾸준히 묵향을 가까이 하면서 함께 해 온 두 분이고 일상에서도 작은 것도 수용하고 항상 남을 배려하면서 화합하려는 마음이 남다르시니 그만큼 성실하게 살아온 과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개인전은 쉽게 가질 수 있지만 부부가 함께 문인화라는 같은 영역에 활동을 하고 그 결실로 부부전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기에 본 전시회가 더욱 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소동파는 ‘세상의 귀한 것들은 반드시 어려운 경지를 실현하였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예술은 인간의 감성의 바탕 위에 절제되고 정화된 형상과 이미지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정신세계의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예술작품은 사람의 본질을 바깥으로 표현해 낸 것이며, 옛부터 글씨와 그림은 그 사람의 인품을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귀한 예술작품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숱한 고뇌와 방황,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담긴 결정체이어야 하기에 왕탁은 일찍이 말하기를 ‘사람은 사나우면 안되지만, 작품은 냉철하고 가혹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두 분의 작품은 문인화가 갖는 간결미에 문기가 스며든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작가의 마음과 열정, 꾸준한 노력의 결과라고 봅니다.
끝으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더 좋은 문인화를 작품화하기 위하여 먼저 관찰의 끊임없는 노력을 당부하며, 자연에 대한 애정을 문인화를 통해 표출하되 단순한 사실적 재현이 아닌 직관을 통하여 얻어진 소재이고 결실이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두 분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묵향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023. 11. 14.
문인화가 정성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