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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미적 표현기법 데페이즈망 " 장개원" 2008-12-15 안동넷뉴스
아트코리아 | 조회 1,147
초현실주의 미적 표현기법 데페이즈망 " 장개원"
 

Kuspit(뉴욕 주립대 미술사/예술철학 교수)은 오늘날의 미술에 대해 이렇게 절망했다. 오늘날의 미술은 미적인 경험을 함께 하지 못하는 미술이라고. 미적인 내용, 의미를 상실했기에 미적 감동도 상실되었다고 그래서 미술이 종말을 고했다.

정말 오늘날의 미술은 고전적 개념의 미술로는 정의하거나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미술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 미술 본연의 의무 가운데 하나인 예술성을 넘어서는 일이 오래 전의 일이 되었고, 화면이 텅 비어 버린 세계가 현대인들의 감각을 붙드는가 하더니 이제는 철학으로 변형되었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Danto(뉴욕 컬럼비아대 명예철학교수)의 "미술은 그 자신의 철학이 도래함으로써 끝나는 것이다"라는 제기처럼 미술작품이 이제는 실재하는 사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무엇에 관해 말하게 되었음이 현대미술의 속성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럴수록, 오늘 우리에게 여전히 미적 감동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사물에 대한 회화적 재현임은 부인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일수록 자연친화적이고 생태지향적인 세계에 마음을 두는 것처럼 미술에서도 고전주의적인 세계가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온다. 하려한 도회에서 지친 심신이 마치 고향을 찾아 근원에 의지하는 것처럼 '회화적'인 미술세계가 더욱 정겨움을 준다.

장개원의 작품은 이 시대의 새로운 정물화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개원은 자연의 산물과 생활에서 사용했던 소재를 재현하였지만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 낸 점이 돋보인다. 화면에 커다란 도자기 하나를 가득 채워 초현실주의의 미적 표현 기법인 데페이즈망을 이용하여 시선을 끌고 있다. 즉 그가 다룬 소재들은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친근감을 더해주고 예전부터 사용한 사람들의 삶이 전사된 것 같은 정겨움이 느껴진다. 

특히, 장개원의 그림의 특이점은 고요한 정경에 나풀거리는 나비를 한데 등장시켜 동적인 감흥을 더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정중동(靜中動). 한 화면 속에 나비를 가볍게 폴짝 날게 그리는 장개원의 마음이 그림의 주제가 되는 <삶의 향을 찾아....>서이기 때문이다. 화가의 마음이 나비의 마음일 터이다. 
정물이란 정지된 삶(still life)의 번역이기에 장개원은 고요함, 정돈됨, 고즈넉함, 무심함을 한 마리나비가 날아오르거나 살포시 정물에   내려앉게 함으로써 화면에 생기를 더해준다. 한 마리 나비의 날개 짓이 온 우주가 살아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니면, 현실 안에 채워지지 않은 공허의 여백을 한 마리 날아가는 나비로 채워 온 공간이 나비의 여운으로 가득하다. 

장개원은 물질만능주의인 오늘날의 실태를 은유적으로 반성하며 평범함에서 진리를 찾듯이 일상의 소재들을 재구성하여 소박미, 순수미의 극치를 자아내며 우리들에게 따스한 감성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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