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규 작 ‘松’
소나무를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화면 가득히 담아온 서양화가 장이규의 34번째 개인전이 22일부터 갤러리제이원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산 풍경을 담아내면서 그곳에 외로이 서 있지만, 곧고 강인한 이미지를 주는 소나무를 전면에 배치해 일반 풍경화와 다른 느낌을 연출해 낸다. 일반 풍경화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그림 역시 녹색계열의 색점들이 캔버스를 빼곡히 차지하고 있지만, 자칫 녹색계열의 물감이 뿜어낼 수 있는 경쾌함이나 가벼움 대신 중후함과 견고함이 느껴진다.
특히 원경을 희뿌옇게 표현하면서 그 앞에 짙은 초록색의 잎사귀를 간직한 채 굳건하게 서있는 소나무를 그려넣어 작품 전체에서 묘한 긴장감을 주는 것은 물론, 왠지 모를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우면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이 담겨있는 듯하다. 상투적인 산 풍광이 아닌, 과감할 정도로 화면을 가득 채운 산은 그림에 평면성을 부여하면서도 밀고 당기는 긴장감과 색다른 회회적 감각을 느끼게 한다.
미술평론가 박소영씨는 “이같은 표현기법과 소재의 선택은 급변하는 사회와 예술현상으로부터 작가 스스로를 고립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작가의 태도는 단순히 의고적인 자연주의를 향한 집착을 넘어선다. 그에게 자연은 진정한 창조 진화의 매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 사회의 비인간화를 거부한다”고 설명했다. 30일까지. (053)252-0614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