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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토템신앙 속 당산나무 각박한 삶 치유하는 神木 / 영남일보 / 조진범기자 2018-10-22
아트코리아 | 조회 558
木愚 김일환 28일까지 개인전

나무 통해 우리 정신과 혼 다뤄



김일환 작가의 호는 ‘목우(木愚)’다. 어리석은 나무라는 뜻이다. 작가는 “30년 넘게 사용한 호이다. 젊은 시절 성격이 급하고 괴팍해 스스로를 단속한다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작가는 또 나무를 좋아한다. 그래서 ‘산사람’이 됐다. 벌써 20년 이상 가창과 청도의 경계선인 팔조령 부근의 동네에 작업실을 짓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작가의 개인전이 22일부터 동구문화재단 아양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작가가 사랑하는 나무, 특히 ‘당산나무’가 소재다. 전시 타이틀은 ‘아리랑을 품다’. 평면은 물론 입체 작품도 선보인다. 작가는 4m 정도의 통나무에 오방색 천을 감아 세우고 아래쪽에 돌을 쌓아 우리나라의 토템 신앙인 당산나무를 설치했다. 

당산나무는 신목이다. 신(神)이 강림하는 나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몽골(어워), 티베트(타르쵸)에도 당산나무와 비슷한 토템 신앙이 있다. 작가는 “선사시대 때부터 나무를 매개로 하늘의 신으로부터 영험한 기를 내려받아 종족을 보호했다. 나무는 인간들의 삶속에 깊이 자리해 숨쉬고 있었다”고 밝혔다. 

작가는 나무를 ‘나’와 ‘무’가 합친 것으로 본다. ‘나’는 존재하는 내 자신 안에 있는 나, ‘무’는 무엇인가를 염원하는 바람으로 해석한다. 작가는 “나무에 대해 깊이 생각해왔던 느낌들을 정리하고, 나무가 갖고 있는 메시지와 이미지를 표현했다”며 “현실의 각박한 삶속에 황폐해진 우리의 정신과 혼을 세척한다는 차원에서 토템적인 시원문화를 되짚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미술협회장을 역임한 작가는 최근 몽골, 중국 작가들과 교류하며 작업을 하고 있다. 28일까지. (053)230-3312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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