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1    업데이트: 22-01-04 13:08

평론 및 작가노트

韓永洙의繪畵- 제1회 개인전 서문
화가 한영수 | 조회 986

 

韓 永 洙 의 繪 畵
 

 한영수는 '81년도 新學期에 강의실에서 처음 만났다. 구석진 자리에서 열심히 작업을 하던 그때 그의 모습은 17년

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기억의 한 언저리에 또렷이 각인 되어 세월의 뒤안길로 좀체 물러서질 않는다.

 그후 대학을 졸업하고 각종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그의 회화적 표현 양식도 具像의 자리에서 非具像으로,

비구상에서 다시 또 구상으로의 경계를 분주히 넘나들어 본능의 표현 욕구를 다양한 형태로 발산하며 내면에 스스로

태동할 수 있는 강한 에너지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작업에 대한 그의 열정이 수년간 후진을 양성해 오던 학원까지도 후배진에게 물려주고 개인 작업실을 마련

하여 본격적인 창작 활동 속으로 자신을 몰입하게 하였다.

 山水를 고집하는 많은 水墨作家들과는 달리 한영수는 어떤 장르나 어떤 형태에도 거리낌없이 붓을 내맡김으로 인간

의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表現性을 충족시키고자 했다. 그것은 그의 가슴속 깊은곳에 자리하고 있는 본질의 감성이

어떤 충격을 받아, 내면에 축적된 線들 속에서 특정한 형태를 찾아 분출되는 여과 없는 진실에서 비롯된 순수함이다.

 

 그의 深淵의 소용돌이 속으로 꼭꼭 묻어 둔 참을 길 없는 뜨거운 속마음은 저 스스로 강을 만들고 출렁이며 부서지고

깨어질수록 그 강열한 몸짓은 線이 되어 그의 그림 속에서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과 인간 내면에 호소하는 강한 힘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한영수의 이번 첫 개인전은 주로 人體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그중 1,400號에 담긴 인물 이야기는 어린아이에서 출발

하여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의 배역을 통한 人間生存의 意味와 가치를 克明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삶이

아름답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우리가 살아야 할 진정한 목적임을 제시하고 있다.

       

 500호 크기의 누드 작품은 바로선 여인과 누워 있는 여인과의 조화로움과, 흐러는듯 수면위에 일렁이는 햇살처럼

여인의 살결을 지나는 흰천의 아름다움은 여인의 늘어뜨린 머리채와 잘어우러져 더 높은 이상을 꿈꾸는 듯 은밀한

내적 즐거움을 갖게 한다.

 

 또한 100호 크기의 老人들을 주제로한 작품에서 술을 마시는 노인, 담소를 나누는 노인, 술을 따를는 노인네들의

여정 속에서 걸걸하게 펼쳐진 막걸리통과 술잔은 한영수의 내적 소박함을 향수에 젖은 이웃집 아저씨의 삶을 통해

진솔하게 표현한 것일까? 아니면 작가 자신이 등장 인물을 통해 또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만나고 싶었던 것일까?

 

 인간이 우주의 질서 속에 빚어진 존재이기에 결코 죽음이 끝일 수 없는 그래서 더욱 그림을 그리고 향수 하며, 아름

다움을 노래하고, 사랑과 이상과 모험을 통해 인류는 열정적으로 빚어진 존재임을 확인하는 그의 이러한 일련의 인물

작업은 작가 자신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애착과 자못 진지한 자세를 보여 주고 있음이다.

 

 한영수는 수묵으로 인물을 다루는 그리 많지 않은 작가중에 손꼽을 만한 작가로 인물의 구성이나 필묵의 농담은 그의

내면의 깊이 만큼이나 풍성하고도 절묘한 아름다움을 풀어낸다.

 극한 명암의 대비를 통해 검은 필치와 흰 여백간의 완전한 조화를 보이는 100호 크기의 노인과 살바도르 달리의 얼굴

은 작가의 조형 감각과 수묵 능력을 잘 말해 주고 있다.

 

 한영수는 대학 시절부터 뛰어난 관찰력을 통해 對像을 그대로 再現하였고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작업에 임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한동안 어둡고 우울한 화면으로 일관한 때도 있었지만 그의 삶에 대한 집요한 애착과 특유의 성실

성으로 가정과 생활이 점차 안정을 찾아 가면서 무겁고 어두웠던 색조들이 다시 맑고 밝은 화면을 찾게 된것은 그에

게 있어 큰 진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림에 깊이를 조금씩 터득해 가면서 事物과 사물의 관계성, 사물 그 자체의

본성를 재현하기 위해 비구상과 구상회화를 통해 다양한 시각과 방법으로 접근하고 해석하며 작가 특유의 데생능력을

원칙에 엄격 하면서도 자기만의 變貌를 보이려고 무든 애를 쓰고 있는듯 하다.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출품한(' 91 작품91-1, '93 상실된 욕망, '95 외곽 지대)작품들은 對像을 부분적으로 생략, 강조

하고 인물을 단순화 시킨 반면 이번 첫 개인전에서 보여준 인물을 통한 순수한 아름다움의 열정은 자신의 삶에 용해

되어 보다 성숙한 자세와 더불어 새로운 의욕을 보이는 것 같다.

 

 1961년 慶州 乾川邑에서 태어나 동국 대학교 미술 학부와 계명 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80년대

후반부터 부단한 창작 의욕을 보이며 국전 3회 입선을 시작으로 신라미술대전 특선3회, 경북미술대전 특선 2회 및 은상

을 수상하는 등, 각종 단체에서의 기획, 초대전을 가진 바 있다. 현재 대구 예술대학교와 동국 대학교, 동국 전문대학에

출강 하면서 '한국미협''대구현대한국화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앞으로 더욱 왕성하게 전개해갈 자신만의

畵道에 우리 모두가 기대를 모아 본다.

 

                                                1 9 9 7 . 6                                                          동국대학교 미술학부장  최 영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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