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은 사람
이제 그는 담배를 끊었다.
언제나 마음은 뜨거웠으나
눈물로 차가웠던 지난날이여
큰 불빛을 향해
작은 불빛을 손에 들고
세상을 향해 울던 사람
그는 이제 담배를 끊었다.
아직도 그의 왼쪽이나
혹은 오른쪽 가슴 어딘가에
남아 있을 한 개피의 담배가
그리운 것일까
그의 호흡은 침묵으로 무겁다.
그를 둘러싼 슬픔들을 모으고 모아도
작은 불빛 하나
깜빡일 수 없는 것을
이 세상
가장 작은 불빛 하나로
온몸을 태워 버린 그가
용서하지 않았던 세상 앞에
감당하기 어려운
침묵으로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