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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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86    업데이트: 16-11-17 11:20

작품방

담배를 끊은 사람
황영숙 | 조회 968

담배를 끊은 사람

 

이제 그는 담배를 끊었다.

 

언제나 마음은 뜨거웠으나

눈물로 차가웠던 지난날이여

 

큰 불빛을 향해

작은 불빛을 손에 들고

세상을 향해 울던 사람

그는 이제 담배를 끊었다.

 

아직도 그의 왼쪽이나

혹은 오른쪽 가슴 어딘가에

남아 있을 한 개피의 담배가

그리운 것일까

그의 호흡은 침묵으로 무겁다.

 

그를 둘러싼 슬픔들을 모으고 모아도

작은 불빛 하나

깜빡일 수 없는 것을

 

이 세상

가장 작은 불빛 하나로

온몸을 태워 버린 그가

용서하지 않았던 세상 앞에

감당하기 어려운

침묵으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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