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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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86    업데이트: 16-11-17 11:20

작품방

암병동에서
황영숙 | 조회 976

암병동에서

 

하얗게 나비가 날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창문마다

햇빛은 향유처럼 흘러

신비한 희망 하나

떠돌게 합니다

 

완강하게 엉키던

삶을 벗어 놓은 채

이승도 저승도 아닌 시간 속에서

오직

꽃을 그립니다

목숨을 그립니다

 

살아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병든 세포마다

일어서는 꿈

 

오늘이 내일이 되어

다시 만나 보고 싶은

꿈결 같은 목숨

흔들리는 꿈이여

 

미완의 시간을 흔들며

적막의 병동을 날고 있는

나비 한 마리

 

아무도 병실의 붙은

끄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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