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    업데이트: 22-03-24 10:00

언론&평론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따뜻한 그리움 - 경북도민일보 -
관리자 | 조회 791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따뜻한 그리움
갤러리선제, 내달 22일까지 하종국의 ‘그리움의 정서展’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삶의 따뜻한 정서를 작품에 녹여내는 하종국 작가의 개인전 ‘그리움의 정서展’이 칠곡 갤러리선제에서 펼쳐지고 있다.
하종국 작가는 우리 주변의 풍경을 삶의 따뜻한 그리움의 정서로 풀어낸다.
그의 작품은 작가를 닮아있다.
그리고 작가는 작품에 자신을, 그의 삶을 녹여낸다.
하종국은 우포늪을 보며 자랐다.
우포늪은 낙동강 지류인 토평천 유역에 1억 4000만 년 전 한반도가 생성될 시기에 만들어진 태초를 그대로 담은 자연이다.
우포늪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고 정적이지만, 끊임없이 움직이는 물결과 수백종의 살아 숨쉬는 생명을 담은 동적인 풍경이다.
그래서 하종국의 작품에서 펼쳐지는 숲, 산, 나무, 냇물의 풍경은 형언할 수 없는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어머니 자연의 포근함, 초록의 푸른 잎이 가져다주는 생기, 잿빛 가지만 남은 나무에서 느껴지는 쓸쓸함 등 여러 심상(心象) 중에서도 단연 도드라지는 것은 그리움이다.
작가 자신에게 우포가 마음의 고향, 그리움의 근원이기 때문일까.
우리 모두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있지만 그 그리움은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그 존재를 느끼지 못하다, 문득 어떤 계기를 통해 발현돼 묵직한 아련함을 가져온다.
우포에 대한 그리움을 가득 담은 그의 풍경이 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트리거(trigger)가 된다.
그가 쓰는 색은 또 어떠한가. 파스텔 톤이 가져다주는 은은함은 보는 이가 더욱 더 감상에 젖게 한다.
강렬한 색을 써서 시선을 뺏는 대신, 차분하고 따뜻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는 색으로 관람객이 생각에 잠길 여유를 준다.
작품이 다정히 손을 내밀어 풍경 속으로 그들을 초대하고, 그 풍경은 어느새 그들만의 세계로 펼쳐지기에 구태여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려하지 않아도, 조용히 바라보고 있기만 하여도 충분하다.
한편 영남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술교육에 앞장서왔던 하종국 작가는 이제 작품 활동에 매진할 예정이다.
현대미술이 보이는 자유분방함, 신진 작가들의 재기발랄함, 소재와 기법에서의 다양성이 가져오는 무한한 변화 속에서 그는 차분하면서도 정감 있는 편안함과 성실한 작업에서 오는 진중함에 집중하려 한다.
하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강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산을 바라보면 마음이 깊어집니다. 내가 강과 산을 그리는 것은 그들을 닮고 싶기 때문입니다”라고 썼다.
갤러리선제 박선제 디렉터는 “하종국 작가가 새롭게 풀어낼 강산은 또 어떤 감정을 우리에게 안겨줄지 이번 전시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4월 22일까지 이어진다.
덧글 0 개
덧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