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2    업데이트: 22-03-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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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 넘어 열리는 하종국 화가의 첫 개인전 - 오마이 뉴스 -
관리자 | 조회 764
지천명 넘어 열리는 하종국 화가의 첫 개인전
고요하고 서정적인 풍경화, 팔공산 '위' 갤러리에서 6월 5일까지




올초(2011년 1월 22일)에 타계한 작가 박완서 선생이 소설을 처음 발표한 때는 우리 나이로 40세이던 1970년이었다. 일연 스님께서 <삼국유사>를 집필하기 시작하신 때는 연세가 무려 일흔이 넘은 말년기였다. 그런 두 분에 견주어 볼 때, 어떤 화가가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비로소 개인전을 처음 여는 경우, 그를 두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

김봉천 대구예술대학교 초빙교수는 어떤 화가의 첫 개인전을 두고 '미술대학을 졸업한 지 삼십년, 오십을 훌쩍 넘긴 나이에 첫 개인전을 여는 화가가 있다. 그 정도 나이면 화단에서 중견의 대접을 받으며 안주할 나이이건만, 그는 이제 청년작가로 데뷔하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주인공은 하종국 화가. 전시회는 <팔공산 갤러리 '위' 하종국 초대전>이다.

미대 졸업 후 대맥회의 일원으로 기획전과 단체전에는 다수 참가했지만 개인전은 처음이다. 그 동안은 한국미술연구학회 고문, 아뜰리에아동미술연구학회 회장, 대구아동미술학원연합회 3, 4, 5대 회장 등을 맡아 미술교육운동에 매진해 왔다. 팔공산 갤러리 '위'의 전시장에서 화가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해오던 일들을 모두 접었습니다. 이제부터 그림에 전념할 계획입니다. 지금 제 나이는 인생의 깊은 맛을 생각하게 되는 생애의 반환점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그 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또 다른 나를 모색하기 위한 첫 흔적이 아닌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  작품 <아름다운 날> 45.5*33.3cm (2011년 작품), 사진은 전시회 팜플렛에 실린 작품을 스캔한 것이다.
ⓒ 정만진


전시회는 지난 5월 24일부터 시작했지만 오프닝 행사는 오늘(5월 28일) 오후 5시에 연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실재적 풍경을 재현하되 치밀하게 묘사하지 않으며, 변화무쌍한 테크닉에 매달리는 대신 서정적이면서도 진지한 일관성을 유지해가는 그의 화풍이 보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평화롭고 따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랫 동안 기획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보여주었던 그만의 독특한 화법은 이번 개인전에도 잘 드러나 있다. 조용한 호수의 수면에 반사된 은유적인 풍경은 마치 한지에 채색한 한국화인 듯 고요하다. 차분하고 다정다감한 화가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한 듯 작품들은 모두 안갯속 풍광처럼 정적이고 곱다. 그러면서도 작품마다 구도와 색조가 모두 다르고, 전체적 분위기와 느낌도 판이하다. 그의 그림들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  <고요의 기도>가 벽에 걸려 있는 모습
ⓒ 정만진


작품이 그렇듯 서정적이니, 그림의 제목들도 하나같이 단아하고 고요하다. '마음의 고요',  '마음의 평화', '감성 여행', 고적한 날', '동행', '아침 고요', '평온을 꿈꾸며', '따뜻한 강', '그리움', '그대 그리운 날', '고요의 기도', '침묵', '침묵의 소리', '평온한 날에', '쓸쓸한 날에', '아름다운 날'.....

화가는 이제 고단하고 외로운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것은 화가 자신이 팸플릿의 인사에서 밝힌 것처럼 '진솔한 참된 인생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지는' 그런 인생을 걷는 일이다. 사회적 활동 대신 자신과 새롭게 소통하는 일에 시간을 바치며 내면의 소리에 부단히 귀를 기울이며 살아갈 하종국 화가의 첫 개인전, 그의 그림과 꼭 닮은 팔공산 자락 '위' 갤러리에서 오는 6월 5일까지 열린다.

▲ ' 팔공산 공원관리사무소 앞 분수대 옆에 있는 갤러리 '위'
ⓒ 정만진

▲  팔공산 갤러리 <위>에 하종국 화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작품 전시는 5월 24일(화)부터 했지만 오프닝 행사는 5월 28일(토) 오후 5시에 했다. 사진은 오프닝 행사를 위해 준비 중인 시각의 것으로, 그래서 전시장 가운데의 탁자 위에 음료수가 얹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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