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하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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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의자를 보면 서고 싶다/하청호 지음/연인 펴냄 2009.10.14 매일신문
아트코리아 | 조회 1,951

 하청호 시인이 사는 산골은 풀과 나무, 꽃과 벌레들, 물과 바람, 햇빛이 어울려 있는 곳이다. 시인은 이곳에서 풀과 나무, 물과 바람과 더불어 이야기한다. 때로는 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시인은 그 이야기들을, 그 노래들을 동시로 썼다. 한편 한편을 눈여겨보고 귀 기울여 들으면 풀과 나무의 향기, 꽃과 벌레들의 이야기, 물과 바람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전나무 비탈에 서 있다/ 산허리 비탈에/ 전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꼿꼿이 서 있다/ (중략) 전나무는 비탈에서/ 자라도/ 비스듬히 서지 않는다.’-전나무 비탈에 서다-중에서.

‘들꽃을 볼 때는/ 앉아서 보아요/ 냉이, 제비꽃/ 솜양지꽃/ 광대나물, 꽃다지/ 앉아서 들꽃과 눈높이를 맞추어 봐요.’-들꽃은 앉아서 보아요-전문. 하청호 시인의 동시는 미숙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이렇게 바라보아라’고 들려주는 이야기인 동시에 아이들의 마음을 어른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의자를 보면 서고 싶다/ 엄마도, 선생님도/ 내가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모
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어디를 가도/ 의자가 내 엉덩이에/ 달라붙어 있는 것 같다/ 나는 내 몸에서/ 의자를 떼어내고 싶다/ 의자를 보면 서고 싶다.’-의자를 보면 서고 싶다-전문. 앉히고 싶은 어른의 마음과 달리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재미있게 그렸다. 110쪽,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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