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하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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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8    업데이트: 17-02-07 10:02

민달팽이는 나의 성자다
아트코리아 | 조회 981


민달팽이는 나의 성자다

                                         -하청호-

 

 

내가 민달팽이를 좋아하는 것은

집 한 채 없는 청빈함과

그럼에도

도도한 몸짓이다

 

단단하고 거친 길 위에

위협적인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도

느릿하게 몸 움직이는

저 자존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가

 

절박함과 급할 것도 없는 여유로움과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무심無心

민달팽이는 나의 성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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