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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43    업데이트: 19-01-03 17:19

시감상

국수
아트코리아 | 조회 699
국수

-공영구-


아내 생일날 온 가족이 외식을 나갔다
어른들이랑 아이들이 제각각
불고기다 자장면이다 옥신각신하다가
레스토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핏물 밴 스테이크와 감자 몇 조각
고명으로 얹은 콩 몇 개
그저 즐겁게 웃었지만
자식들 돈 쓴다고 속이 편치 않았다

집에 와서 허둥지둥 국수를 삶는 아내,
“돈도 돈이지만 이 맛이 최고다”며 국수 한 그릇 다 비웠다

국수나 수제비가 전부였던 시절
그것마저도 자식이 눈에 밟혀 목에 걸린다고 집에 와서 허둥지둥 홍두깨로 국수 밀던 어머니
그때가 왈칵
목구멍을 쓸고 내려간다
그래도 그것이 별미였던, 그때가
벚꽃처럼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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