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9    업데이트: 22-01-1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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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마음 뒤틀리는 ‘창작의 고통’ 표현 - 김해뉴스
관리자 | 조회 719

▲ 창원 대산미술관에서 금경 작가 초대전 '지랄발광'전이 열리고 있다.


창원 대산미술관 ‘지랄발광’전
금경 작가, ‘기’ 추상화 31점 공개
한 호흡에 마무리 12m 대작 눈길


창원 대산미술관은 이달 30일까지 미술관 제 2·3전시실에서 기획초대전 '지랄발광(知剌發光)'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기화(氣畵)'의 선구자로 알려진 금경(56) 작가의 초대전이다. 기화는 무형적이고 자유분방한 생명력의 결정체인 '기'를 다룬 그림을 일컫는다.

금 작가는 예술가로서 느끼는 창작의 고통을 '지랄발광'이라는 단어에 빗댔다. 그는 "작가는 평생 삶의 과정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작품에 드러내게 된다. 항상 방법적으로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를 고민한다. 그게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몸과 마음이 뒤틀린다. 그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지랄발광', '기화 1704-n5, '기화 1704-n8' 등 추상작 31점을 공개한다. 그의 회화는 모두 비대상적이고 비형상적이다. 그가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거나 흘릴 때 생기는 효과, 또는 빠른 속도로 붓을 휘두르거나 내려 그어 생기는 '우연적'이면서 '필연적'인 작업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 금경 작가의 작품 '기화 1704-n3'

'지랄발광'은 폭 2.7m, 길이 12m의 대형 천에 한 호흡 만에 물감을 뿌려 마무리한 작품이다. 그는 "수의를 입고 작업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흰 한복을 입었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지 않나. 가끔 이 작품이 마지막 작업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 나를 내려놓고 무아지경이 돼 작품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금 작가가 처음부터 추상화 작품에 집중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처음에는 탄생, 죽음 등 삶의 과정에 관심이 많았다. 오랫동안 인체 유화를 그리는 데 몰두했다. 외적인 부분에서 내적인 부분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자연스럽게 추상으로 흘러갔다. 내적인 감정은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점점 한국적인 정서 '한', '혼', '얼' 등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랄발광'을 제외한 모든 작품에는 푸른빛, 단 한 가지 색이 쓰였다. 파란색도 초록색도 아닌 색은 오묘한 매력을 풍긴다. 금 작가는 이번 작품 활동을 하면서 푸른빛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나의 내면의 상태와 이 색의 느낌이 닮아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끌렸던 것 같다. 예전에는 그림에 주로 흑색과 백색을 사용했다. 앞으로는 푸른색 말고 다른 단색조로 인간의 내면적인 부분, 삶의 근원적인 부분을 담는 작업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 작가는 동아대 미술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대구대 대학원에서 미술·디자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 '공 아트 스페이스', 창원 '성산아트홀' 등 아홉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세계 각국에서 열린 단체전에 27회 참여했다.

김해뉴스 /이경민 기자 m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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