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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 galleryjeon

우아한 투자 '미술財테크' - 영남일보 <2012.11.10.토> 보도
갤러리전 | 조회 466

취미가 돈이 되는 투자…미술 인프라 뛰어난 대구서 특히 활성화
전문가 도움받아 작품 고르는 안목 기르고 미래가치 잘 판단해야

지난달 31일 대구시 수성구 이천동 ‘전대미문-아트스타전(展)’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 전(全)을 찾은 몇명의 사람들이 전시회에 나온 그림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들은 전병화 관장에게 그림 한점 한점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을 듣는 것은 물론 작가의 작품세계와 최근 화풍 등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화풍의 그림이나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가의 작품 앞에서는 오랜시간 동안 골똘히 뭔가를 생각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구매하면서 이를 재테크(財 Tech)로 활용하는 그림애호가들이다. 큰 돈을 들여 전문적으로 미술시장에 뛰어든 컬렉터(수집가)도 있지만, 이렇게 자신의 취미인 그림과 재테크를 연결시키는 사람도 적지 않다.

2004년부터 미술시장은 우리나라에도 미술투자를 통한 ‘미술재테크’라는 말을 만들어냈으며, 현재는 수많은 대중도 마음만 먹으면 ‘미술재테크’를 할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침체되면서 미술시장도 위축된 상태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수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인프라 좋은 대구, 입문자도 증가

미술재테크를 아는 사람에게 대구는 전국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이나 외국 등지를 활발하게 오가며 작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손 큰 컬렉터들이 서울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단순히 대구미술시장에서 판매되는 미술품의 거래규모만으로 시장크기를 이야기할 수 없다.

대구는 문화인프라가 좋은 것으로 평판이 나있기 때문에 미술시장으로서 가치도 높다. 미술의 뿌리가 깊고 일반인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원로작가도 많아 자연스럽게 컬렉터도 많다. 특히 이수동 화가나 윤병락 화가, 이목을 화가 등 대구에서 출발해 서울로 입성한 뒤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들로 인해 대구출신 및 대구작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전병화 관장은 “대구의 문화적 토양이 좋기 때문에 신진작가들이 더 클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면서 “과거 전례를 보더라도 이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초기부터 작가와 친분관계를 가지면서 당시 작품을 구매했던 사람이 자연스럽게 컬렉터가 됐다”면서 “호당 가격이 10배 이상 오른 작가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대구시장의 특징에다 최근 들어서는 일반 화랑이나 갤러리에서도 일반인에게 미술재테크를 알리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지고 있어 새롭게 입문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대구화랑협회에 소속된 갤러리만도 32개나 된다.

지난달 8일부터 11월2일까지 갤러리전에서 기획전시된 ‘전대미문 -아트스타전(展)’도 그 중 하나다. 한국미술경영연구소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서도 미술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을 겨냥해 현재 미술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작가 가운데 일부를 선정했다. 특히 이들 작가를 포함해 재능이 뛰어난 우리나라 작가들의 미래가치를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데도 행사의 의미를 두었다.

미술재테크는 자기가 문화발전을 위해 투자했다는 뿌듯함과 함께 자신의 품격이 높아 보일 수 있는 효과도 갖고 있다. 누군가 집에 찾아 왔을 때 거실에 걸려 있는 그림이 유명 작가의 초기 작품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소장자의 품격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적 만족을 키우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데다 재테크까지 가능하다면 꼭 재테크가 주라고 말할 수도 없다.


◆장기적 관점 갖고 안목 길러야 성공

초보자의 경우 신진작가를 주목하는 것이 좋다. 일단 호당 가격이 낮은 데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구매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작가가 재테크의 대상이나 재테크대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명심해야 한다.

한 해 동안 배출되는 미대 졸업생은 대략 5천여명이지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은 500여명내외이고, 이 중 돈이 될 만한 30대이상의 작가는 어림잡아 10년간 500명 정도다. 이들 중 미래에 돈이 될 만한 작품의 작가는 500여명 중 절반이 채 안 되는 200명정도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와 작품에 대해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전병화 관장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작가인지 판단해야 한다. 본인이 판단하기 어려우면 화랑의 신진작가전을 주목하거나 믿을 수 있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일단 작가가 정해지면 소품부터 하나씩 구매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감상할 때와는 다른 안목과 함께 작가에 대한 애착이 생기기때문이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할 때는 대학졸업전시회에 가서 호당 3만∼5만원정도의 10호짜리 작품 구매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첫번째 구매작품이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로또에 당첨될 확률만큼이나 어렵기때문에 수익을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구매한 작품 가운데 하나가 성공하면 나머지 실패분을 만회할 수 있다”며 “첫 번째나 두 번째 구매작품이 예상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더라도 값진 수업료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5년차 컬렉터 이모씨(여·47)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초보자가 걸어갈 길을 알 수 있다.

이씨는 “재테크를 생각했다기보다는 그림이 좋아서 작품을 선택했는데 가격이 올라서 제가 소장한 작품이 자연스럽게 미술재테크가 됐다”면서 “이를 계기로 미술에 더욱 관심을 갖고 좋은 기획전이나 작가의 개인전이 있을 때 관심을 가졌다. 또 인터넷 등을 통해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감상하면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는 대박을 터트린 경험도 갖고 있다. 2011년 10월 모 갤러리에서 전시한 작가의 호당 20만원짜리 작품을 구매했는데 현재 호당 30만원으로 50%나 올랐다. 해당 작가의 작품이 2010년에 세계적인 미술관과 빌게이츠 문화재단에서 구매한 사실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을 큐레이터를 통해 듣고 구매했는데 그 사이에 국내에 알려지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씨는 “주변에 보면 전시회 마지막날 남은 작품 중 조금 싸게 사려고 하는데 저는 생각이 다르다”면서 “작품을 소장하고 재테크로 생각한다면 전시회 첫날 가서 해당 작가의 가장 최고의 작품을 사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전 포인트를 가르쳐줬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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