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    업데이트: 13-02-19 12:18

작가노트 언론 평론

서예 내공 20여년 서정원 '반야바라밀다' 展
아트코리아 | 조회 943

서예 내공 20여년 서정원 '반야바라밀다' 展

 

24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일반적으로 서예는 화선지에 먹으로 글자를 쓴다. 하지만 서예가 서정원은 최근 새로운 시도를 했다. 20년 넘게 서예를 해온 그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선지에 먹으로 작업을 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서예가 긴 역사 속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림보다 인지도가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흑과 백의 필치를 담고 있는 서예는 음양의 조화를 추구한다. 흰 종이에 먹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흑과 백, 음과 양의 조화는 물론 서예가의 감성과 정신세계까지 모두 담아낸다. 하지만 이런 서예가 점점 위축되고 있는 듯해 안타깝다”고 밝힌 뒤, “서예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이 필요함을 깨닫게 됐고, 그 노력의 하나로 서예의 중심을 이루는 화선지와 먹의 틀을 벗어나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전통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서예가 가진 우수성을 좀 더 현대적 감각에 맞도록 보완하기 위해 종이보다는 캔버스라는 재료를 선택하게 됐다. 또 흰색의 공간 확장인 여백의 미를 살리기보다는 전통색인 오방색 중 몇 가지를 뽑아 밑칠작업을 해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이 밑칠작업 위에 쓰는 글자의 재료도 먹이 아니라 다이론, 아크릴, 유화물감 등을 사용했다. 일반인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서예작품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 이런 변화
를 꾀하게 만들었다.

서예가 서정원의 실험적 시도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 ‘반야바라밀다’가 19~24일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펼쳐진다.

대백프라자갤러리 김태곤 큐레이터는 “작가가 전통서예의 흐름에서 벗어난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것은 현대인의 주거 형태와 디자인적 성향 등을 분석할 때 전통적인 병풍이나 액자보다는 좀 더 컬러풀한 서양의 재료로 전환하는 것이 보다 쉽게 서예를 보급할 수 있다는 작가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시의 주제도 현대인들의 모습을 고려해 선택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또 다른 큰 욕망을 낳게 되고, 인간은 이 욕망을 계속 쫓아간다. 하지만 욕망은 허상이다. 전시 주제인 반야바라밀다는 이를 깨닫지 못하는 인간들이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김 큐레이터는 “대한민국서예대전, 대구서예대전 등 전국 유수의 미술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서정원의 새로운 예술세계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전시를 소개했다. (053)420-8015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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