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넓은 연잎이 담백한 수묵으로 펼쳐진다. 멀리서 연꽃을 따는 이들의 표정이 여유롭다. 어느 봄날 누군가는 벚나무 아래 앉아 고요하게 홀로 차를 음미한다. 사람과 자연이 있는 선묵화(禪墨畵).
담원 김창배의 풍속화는 우리 전통 한국화를 이어가면서도, 무겁지 않다. 어떻게 보면 요즘의 일러스트나 만화처럼 편안하다. 그러면서도 차(茶)가 가지는 정신의 향기, 선(禪)이 가지는 심오한 정신세계를 전하며 마음의 휴식을 선물한다.
한국미술센터는 2006년 창립이후 10주년을 맞은 올해 10회 '한국미술상' 수상자로 김 작가를 선정했다. 이를 기념해 26일부터 '김창배 풍속화'전이 열린다.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은 "김창배 화가는 오늘날 가장 정통적이며 순수한 풍속화를 지키면서 이를 현대적인 회화 예술로 발전시켰다"라며 "극히 절제된 필의를 바탕으로 간결한 구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사실성에 바탕을 둔 많은 풍속화와 확연하게 차별화된 자신만의 특성적인 예술세계를 위하여 깊은 열정을 쏟아온 작가"라고 평했다.
'연꽃 따는 날'
'봄날'
조선시대 명화가 단원 김홍도 선생 가문의 후손인 김창배 작가는 1958년 충남 서산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풍속화의 대가 금추 이남호 선생을 사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했으며 국내외 개인전 39회 및 그룹 초대전 2000여회 출품한 중견 작가로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선묵화 분과 위원장과 동방 문화대학원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석사학위 논문인 차와 회화 문화에 대한 연구와 저서로는 ‘붓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화문집1998) / ‘차한잔의 명상’(2004) 등 20여권을 집필했으며 동경 국제 미술대전을 비롯해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5일까지는 국내 화가로는 최초로 폴란드 국립 민속박물관에서 초대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12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한국미술센터. 02-6262-8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