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인 최종건의 작품은 잘 절제된 동양의 조형미와 여백으로 구성된 화면과 사실적인 리얼리티를 준다.
그의 꽃을 통한 진솔한 탐구와 사색은 평범한 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분으로, 하나의 작은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진솔한 탐구와 사색
자연을 관찰하는 것은 형태에 대한 인식과 신선함을 향유하고 원리 원칙에 의존하여 작업하는 고루함을 피할 수 있으며 자연으로부터 진정한 영감을 끌어 낼 수 있다. 자연에 흩어져 있는 생명력으로 충만한 무수한 대상들 가운데 꽃처럼 우리의 미감을 끌거나 만족시켜 주는 것도 드물 것이다. 꽃이라는 대상을 보기만 해도 그 자체가 하나의 기쁨이며 새로움과 그리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극사실적인 묘사가 특징인 최종건의 작품은 잘 절제된 동양의 조형미와 여백으로 구성된 화면과 사실적인 리얼리티를 준다. 그의 꽃을 통한 진솔한 탐구와 사색은 평범한 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분으로, 하나의 작은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주변의 특정한 자연을 연상시키기 보다는 마치 어떤 유기적인 생명력이 유지되어 생성과 소멸의 순환적인 과정에서 경이로운 자연의 순수한 숨결을 느끼게 한다. 연분홍 화심의 진달래 그림은 오늘날 같이 호흡이 짧은 시대 속에서 절제와 청렴, 상상과 여운이라는 정신적인 긴 호흡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며 구도와 색감, 진솔한 탐구와 사색으로 화가 자신에 대한 집중과 몰입의 여운이 가득하다.
게다가 배경으로 처리된 바위는 단순한 돌이 아니며 함축된 여백의 미를 줄뿐 아니라 어느 때는 산이나 바위로, 어느 때는 작가의 마음속의 소우주로 그의 작품에 생기를 주고 여유를 준다. 잘 절제되고 숙련된 묘사는 사물에 대한 깊은 관찰과 사색으로부터 그의 예술을 성립시키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화면으로 대상을 간략화 시켜 여백의 미를 강조하였고, 여기에 밝고 맑은 색채가 부가되어 장식적인 요소까지 부각시켰다. 이는 한국화의 채색기법과 수묵을 사용하여 색채의 분할과 어우러진 장식적 효과와 더불어 더욱더 아르누보(Art Nouveau)적인 특징을 한 차원 승화시켰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사실의 전달이라는 기술방식에 머물지 않고 보다 실제적인 느낌의 꽃을 포착하기 위하여 꽃이라는 대상 하나하나에 대한 진솔한 탐구와 사색, 이해와 성찰 그리고 애정을 담기 위한 부단한 행위의 연속된 과정들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꽃과 바위의 어울림과 교감은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전달되며 이러한 교감의 영역에서 우리는 하나로 합일되는 이상향을 느낄 수 있다. 관념으로 질주 하는 현대미술의 시대에도 작가는 과묵한 탓에 다정함과 거리가 먼듯하지만 의외로 따듯한 속내를 지녔음을 알 수 있으며 옮고 그름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자신의 개성과 리얼리티를 포용하기 위한 작업의 선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최종건의 작품은 완료형이 아닌 끝없는 진행형으로 우직함과 고집스러움으로 그가 바라본 진실만을 화폭에 견고하게 담아 나가리라 여겨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