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5    업데이트: 17-11-20 11:58

언론&평론

만추의 계절에 서울전을 펼칩니다
관리자 | 조회 145
만추의 계절에 서울전을 펼칩니다
靑吾蔡 熙 圭

곱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돌아보니 필묵과 함께한 세월이 반세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서 화에 입문하여 앞만 보고 걸어왔던 세월이 주마등 같이 지나갑니다.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 어가는 것”이란 말이 있듯이 이제 붓과 먹을 통해 화면 위에 그려지는 사물을 자유롭게 그리려고 합니 다. 그리하여 200 여 점의 문인화 작품을 여러분 앞에 펼칩니다.

역대 명가들은 문인화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송대 구양수(歐陽修;1007~1072)는 소식의 스승으로 “그림은 의(意)를 그린 것이지 형(形)을 그린 것이 아니다[畵意不畵形]”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눈에 보이는 형태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화가 자신의 화의(畵意)를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청대 제 백석(齊白石)은 ‘닮음과 닮지 않음의 사이[似與不似之間]’에 있는 그림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하 였습니다. 즉 닮지 않은 것은 세상을 속이는 것[欺世]이고, 지나치게 닮은 것은 세상에 아부하는 것[媚 世]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당나라 왕유(王維)의 그림과 시에 대해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다[詩中有畵 畵中有詩]”는 소동파(蘇東坡)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문인화의 화격(畵格)은 고상하고 동양의 철학이 배어있는 독특한 예술장르입니다. 이런 매력 때문에 반세기를 문인화와 함께 걸어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번 전시에서도 사의(寫意)를 중시하며 사실(寫實)을 가미하고자 하였습니다. 사 물의 외적 형태를 중시하기보다 그 물상의 내면세계를 여하히 화면에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자문자답 하면서 나 자신의 심중을 옮겨 보려고 하였습니다.

송조(宋曹)가 『서법약언(書法約言)』에서 말하길 “반드시 고인을 법(法)으로 하고 그 뒤에 능히 터득하여 고법이외(古法以外)의 것을 생기게 할 수 있다.”고 하였듯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창신(創新)을 위한 발걸 음을 멈추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함께해 준 선배, 동료, 제자,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댁내 두루 평안하시고 소원하시는 일 이루시길 바랍니다. 잡사를 멀리하고 마음으로 그려본 작품들을 열람(閱覽)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2017 년 晩秋에 淸香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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