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의 시인 박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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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16    업데이트: 15-01-03 16:18

보도자료

[야고부] 화본역 (2012.11.15)
박해수 | 조회 1,039
[야고부] 화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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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역이라면 좋겠다/ 사방팔방으로 가도 좋으니까/ 마음 헛 짚어/ 역마살이 끼어/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도/ 역은 항상 역으로 거기 그 자리…/ 상처받은 가난한 마음의 행로여/ 내 마음의 행군이여/ 이 저녁 역으로 가는 길에/ 발자국을 남기고/ 역마살을 남기고’.

‘죽도록 그리우면(외로우면) 기차를 타라’고 노래했던 박해수 시인은 전국에 흩어진 기차역을 순례하며 그 고유한 여정과 애틋한 서정을 시(詩)에 담았다. 수많은 역마다 시인의 가슴에 투영된 감흥도 각양각색이다.

하양역은 어머니의 야윈 젖가슴이었고, 목포역은 애틋한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동지 밤이 깊어가는 조치원역에서 시인은 한 마리 새가 되었고, 봄밤에 찾은 왜관역에서는 목련꽃 지는 슬픔에 젖었다.

화본역(花本驛)은 시인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왔을까. 화본역은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에 위치한 중앙선 역이다. 팔공산 너머 대구에서도 가까운 곳에 위치한 화본역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히기도 했다.

하루 종일 상하행 무궁화호 열차가 네 번만 정차하는 한적한 곳이지만, 인근에 올망졸망한 볼거리가 많은 추억의 간이역이다. 그 화본역에 하루 1천여 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조용하던 마을이 들썩인다고 한다.

화본역이 이렇게 눈길을 끌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화본역에 내리면 선로 좌우로 객차를 개조한 레일카페와 급수탑이 먼저 반긴다. 높이 25m 남짓한 급수탑은 담쟁이덩굴이 둘러싸고 있어 사계절 색깔을 달리하며 동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급수탑 아래 급수정 안에는 증기기관차의 작동 원리를 알기 쉽게 그려놓았다.

50년 역사의 역전상회 모습과 부근의 벽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폐교를 활용해 만든 근현대사박물관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또한 옛 시절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다.

간이역을 떠올리면 왠지 모를 애잔함이 물결처럼 스며든다. 오수에 잠긴 고향 마을 풍경이 아련한 향수를 싣고 다가서는가 하면, 추억 속으로 떠나간 사람들이 애틋한 그리움을 안고 되살아난다.

그래서 박해수 시인은 화본역에서 ‘녹물 든 급수탑,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눈물 포갠 기다림, 설렘은 흰겨울 눈꽃에 젖네…’라고 노래했나 보다. 화본역은 시비가 있어 더욱 정감 있는 간이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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