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못다 부른 그리운 노래
박 해 수(朴海水)
화약냄새 나는 우수의 스무 살그때 어쩌면 불태워 한줌 재로 남아 훨훨 날아갈 아픔의 파편들이여. 아, 빈무덤의 언덕을 넘어 암장할 사연들을 다시 주워 모아 시의 유배지 그 스물의 바다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정말 스물의 너풀거리는 자화상들이 얼룩 얼룩 너풀거리는 스물 한해 전의 아픔들일까 그리움일까. 지나간 세월속에서 미처 못다 부른 그리운 노래들을 세월의 뒤켠으로 파묻으며 가난과 자폐적 생활, 불면의 시간들 속에 불태워 소각해 버리고 싶은 어설폈던 시, 습작시절의 어둡고 고적한 자화상들이 자기연소로 사라지고 있다. 이젠 허전한 무덤을 보며 삶과 죽음의 간이역에서 음울하고 습기찬 화약냄새 나는 스물의 기억을 더듬어 촉각을 세워야 하겠다. 실상 습작, 아니 시에 대한 관심이 싹트기 시작한 중학 1학년 당시 우리들의 설렘과 무언의 만남을 엮어준 것은 <학원>이란 교양지였다. 《학원》에 몇편의 시를 발표하여 어설픈 곡에사의 재주와 재롱처럼 으스대기도 하였으나 철부지 같은 일이었다.
... ... <후략>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