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의 시인 박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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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77    업데이트: 15-02-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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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다
아트코리아 | 조회 1,349

가을 바다


속병 짙어 오겄네
가을 바다
풀잎처럼 짙어오는
가을의 노오란 바다
바다로 돌아서 가리라
숨길 것 없이 벗어 버리고
가을 바람 이는
고칠 수 없는 이 병을
하늘 바다에 의탁해 두고
속병 짙어 오것네
뼈골에 사무치는
가을 그 바다
쉼 없이 가고 또 오며
우주 끝까지
땅 속 끝까지
끼어들 것인가
섭섭히 섭섭히
가도 가도 무인지경
가을 바다
노을 짙어 오것네
가을 바다에 속병을 지우며
속병을 지우며
나는 서 있어라
희망 없는 속병을 앓으며
파도의 아슴한 눈빛이나 그리워하며
나는 가을 바다에 서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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