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의 시인 박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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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77    업데이트: 15-02-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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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꽃처럼 살래
아트코리아 | 조회 1,054

들풀 꽃처럼 살래


네 뼈 속까지
갈대는 울고 있을까
네 뼈 속 까지
들풀은 울고 있으랴
가을이 쓸고 간
울먹이는 네 쉼표는
하늘 가까이
버찌 잎으로 떨어지고 있다
온몸으로 떨어지고 있다
너는 온 밤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사랑이여,
백년을 덮고 갈 헤진 이불처럼
백년을 허물고 갈 헌 옷처럼
헤어진 이 달빛,
이 나무 아래
너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다
속으로 젖고 있는
속으로 젖어 가고 있는
애잔한 울음,
네 뼈 속까지 갈대가 울고 있는 것은
들풀꽃이 울고 있는 것은
지는 가을 햇살, 한웅큼 내다 버린 것일까
네 빈 가슴으로 옮겨 가고 싶은
비어 있는 하늘을 보며
피는 숨결, 피는 생채기로
한아름 들풀꽃처럼 살래
들풀꽃처럼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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